현대건설, "서산농장 담보제공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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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핵심자산 가운데 하나인 서산농장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 3천억원가량의 자금지원을 받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일 '정부가 서산농장에 대한 용도변경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고려해 볼 수 있는 직접 매각 또는 ABS(자산담보부 채권) 발행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며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게 되면 무리한 매각을 피할 수 있는데다 신규자금을 지원받아 유동성 추가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정부가 지난해 3월 당시 농어촌진흥공사를 통해 동아건설의 김포매립지(372만평)을 공시지가 수준인 6천500억원에 매입한 전례를 들어 적어도 공시지가에 근접한 3천억원대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 구조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장부가에 간접 투자비까지 합쳐 7천억원을 웃도는 투자비가 들어간 서산농장을 헐값에 가져가겠다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김포매립지 매입과도 형평성의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은 서산농장이 장부가만 6천421억원에 달하는데도 정부가 농업기반공사 등 산하공사를 통해 공시지가(3천400억원)의 66% 2천200억원대에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산농장은 현대건설이 당시 정부의 농업진흥정책에 따라 79년부터 16년간 서산간척지 3천122만평을 매립, 조성했다.

이중 1천187만평에 달하는 B지구는 사실상의 사질(沙質)토지로 연간 쌀생산량이 5만6천 가마에 그쳐 용도변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대건설은 이에따라 B지구를 ▲생명공학과 관련한 약초재배단지 ▲주변지역과 연계한 관광단지 등으로 용도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당장 용도변경이 어렵다면 정부가 일단 공시지가에 서산농장을 매입한 뒤 추후 용도변경을 통해 개발이익을 가져가는 형태로 서산농장의 효율적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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