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터진 박주영 … 반가운 홍명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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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 방이 아쉬운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후보인 박주영(27·아스널)이 2군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박주영은 15일(한국시간) 열린 웨스트브로미치와의 2군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 결승골을 넣어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마루앙 샤막(28·모로코)과 함께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전반 17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달 21일 노리치시티와의 2군 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린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득점이다.

 홍명보(43) 올림픽팀 감독은 박주영의 골 소식이 누구보다 반갑다. 올림픽팀은 14일 서울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런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20개의 슈팅을 날렸음에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예상했던 것보다는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공격수들의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주영은 기회가 주어지면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중앙일보가 1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축구 전문가 70명 중 44명(63%)이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선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올림픽 본선에서는 아시아 예선보다 더 강한 팀을 만난다. 박주영 같은 경험 있는 공격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영은 현 올림픽팀 주축 멤버들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에게 주장을 맡겼다. 박주영은 소극적인 성격일 거라는 시선과 달리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며 다가갔다. 홍 감독이 바라던 주장의 역할을 해냈다.

 홍 감독은 14일 카타르전이 끝난 뒤 ‘와일드카드 윤곽이 언제쯤 나오는가’라는 질문에 “최종 엔트리가 나오는 날 알게 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선수들을 철저히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영 선발에 대해서도 섣부른 판단은 경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날 골로 홍 감독의 마음이 박주영 쪽으로 살짝 기울 수도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위를 달리는 아스널은 22일 에버턴, 25일 애스턴빌라와 차례로 맞붙는다. 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박주영이 다시 1군 출전 기회를 얻게 될지 관심이 간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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