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싸움에 등터지는 이스라엘 IT

중앙일보

입력

한달여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충돌로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정보기술(IT) 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는 가운데 외국자금 유치가 불가능해져 지속적인 기술발전 연구는 커녕 당장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스라엘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타미르 피쉬맨의 창업자인 엘디드 타미르는 최근 레드허링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현상은 세계 IT산업에도 상당히 악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스라엘 첨단 벤처기업들의 자금 유치를 위해 미국 투자은행 등을 상대로 텔아비브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참여를 못해 안달을 하던 미국 벤처투자자들이 하나같이 불참 의사를 밝혀왔다. 결국 설명회는 취소될 수 밖에 없었다.

미국 나스닥에 등록된 77개 이스라엘 IT 기업들의 주가는 한달여 계속 곤두박질하고 있다.

세계 굴지의 보안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는 그동안 주가가 20% 하락했고, 마타브 케이블시스템은 13%, 콤버스 테크놀러지는 10% 이상 빠졌다.

시텍스는 최근 2차 주식공모를 계획했으나 월가에서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바람에 취소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종합주가지수도 20% 이상 하락했다. 텔아비브 북쪽에 있는 마탐 첨단기술단지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이스라엘 벤처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액은 지난해 28억달러에 달했고 올 1분기에도 14억달러나 됐다. 그러나 지난 한달 동안은 아예 문의 자체가 없다.

이스라엘의 이민담당 야엘 타미르 장관은 "이스라엘의 IT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정치.사회적 불안 때문에 기술 발전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고 말하고 "이는 세계 IT기술발전에도 상당한 마이너스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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