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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으로 날아온 댄싱퀸' 카일리 미노그

중앙일보

입력

이번주에는 다양한 장르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유럽 출신 여가수들의 새 음반을 소개한다. 80년대 후반 '로코모션'으로 남성팬을 사로잡았던 카일리 미노그의 댄스곡, 올해 칸 영화제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아이슬란드 출신 가수 비요크의 영화음악 등을 들어본다.

Light Years/ Kylie Min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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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ning Around

On A Night Like This

So Now Goodbye

Koocachoo
Kids

1980년대 후반 발랄한 댄스리듬, 아름다운 외모로 뭇남성들을 사로잡았던 호주출신 팝가수 카일리 미노그의 새 앨범.

TV텔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한 카일리는 88년 '로코모션' '아이 슈드 비 소 럭키' 등을 히트시키며 세계적인 아이돌 스타로 떠올랐던 가수. 90년대 들어 영화배우로의 외도, 남성그타들과의 스캔들로 슬럼프에 빠졌었다. 카일리는 한 때 파격적인 록음악으로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음악적인 재기에는 실패했었다.

새천년 카일리가 선보인 비장의 카드는 역시 '댄스'. 통산 일곱번째 정규앨범인〈라이트 이어스〉는 70년대의 디스코부터 펑크, 라틴, 미래지향적인 테크노를 넘나드는 폭 넓은 댄스 음악으로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6월 중순 발표한 첫 싱글 '스피닝 어라운드'는 이미 영국, 호주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호주를 대표하는 팝스타로 당당히 자리한 시드니올림픽 폐막무대는 카일리의 부활을 전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음악적 성숙과 함께 카일리 특유의 섹시한 이미지도 인기요인이다. 새천년 댄싱퀸을 꿈꾸는 카일리에게서 곱슬거리는 금발에 모자를 눌러쓴 데뷔초의 청순한 모습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아찔한 옷차림과 자극적인 포즈가 인상적인 새 뮤직비디오는 큰 화제를 모았다.

〈라이트 이어스〉는 댄스팝이라는 '가벼운' 장르를 표방했지만 기획력과 참신한 시도에서 '무게'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흥겨운 리듬 속에 세대를 초월하는 장르의 음악을 녹이고, 세련된 편곡으로 맛을 냈다. 곡마다 튀는 개성은 지루함을 날려버린다.

타이틀곡 '스피닝 어라운드'는 전형적인 댄스 넘버. 여성트리오 판도라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두 번째 싱글 '온 어 나이트 라이크 디스'는 테크노 비트와 전자음향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 나우 굿바이'는 현악기와 어쿠스틱 피아노, 복고풍의 코러스로 멋을 낸 낭만적인 곡. '디스코 다운' '유어 디스코 니즈 유'는 정열의 디스코 리듬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쿠카추' '버터플라이' '라이트 이어스'는 대중성과 함께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곡. 유일한 발라드 '비터스위트 굿바이', 로빈 윌리엄스와 노래한 록 '키즈'는 듣는 재미를 더한다.

SelmaSongs/ Bj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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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alda
I've Seen It All
In The Musicals
New World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어둠 속의 댄서(Dancer In The Dark)〉는 올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셀마송스〉는 영화음악은 물론 여자 주인공 '셀마'역까지 맡아 열연했던 아이슬란드 출신 여가수 비요크의 수록곡을 모은 음반이다.

〈어둠 속의 댄서〉는 연인과 아들에 대한 사랑때문에 뮤지컬 스타의 꿈을 접고 죽음을 택한 여인의 비극을 다룬 영화. 비요크는 이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열한살 때 데뷔음반을 발표한 비요크는 이후 많은 밴드를 거치며 대중성보단 음악성을 고집하며 개성있는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다. 92년 발표한 첫 솔로 앨범〈데뷔〉를 시작으로〈포스트〉〈호모제닉〉등을 7백만장 이상 팔아치우며 정상급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라섰다.

〈셀마송스〉역시 '가수'에 앞서 '예술가'로 주목 받아온 비요크의 깊은 음악 세계가 드러난 수작. 특유의 감성적인 선율에 기발한 상상력, 뮤지컬의 멋을 살린 음악이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크발다'는 공장의 소음으로 경쾌한 리듬을 이끌어내는 도입부가 인상적인 곡. '아이브 신 잇 올'에서는 극 중 '크립'을 불렀던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와 호흡을 맞췄다. 셀마의 재판장면에서 등장하는 '뮤지컬'은 밝은 화성과 비장한 리듬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곡이다.

Hot/ Melanie B

▶ 수록곡 듣기
Feels So Good
Tell Me
Lullaby
Step Inside

스파이스걸스의 '흑진주' 멜라니 브라운이 팀의 컴백을 한달여 앞두고 발표한 첫 솔로 앨범. '열정적인' '인기 있는' '선정적인' 등 다양한 뜻을 가진 제목이 멜라니의 튀는 스타일과 딱 들어맞는다.

조지 마이클, 자넷 잭슨 등과 함께 1990년대 소울 음악을 주도했던 지미 잼과 테리 루이스와 시스코, 테디 라일리 등 최고의 제작진이 참여 다양한 스타일의 R&B를 맛깔스럽게 엮어냈다. 스파이스 걸스의 일원으로 이미 세계 팝시장을 점령했던 멜라니만의 매력과 자신감이 귀를 자극한다. 수록곡 대부분의 작사·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첫 곡 '필 소 굿(Feels So Good)'은 변화로운 신서베이스와 허밍 코러스, 라틴풍 퍼커션이 경쾌한 느낌을 주는 곡. 3주전 싱글로 발매된 타이틀곡 '텔 미(Tell Me)'는 영국차트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도발적인 가사에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네번째 트랙에 담긴 '룰러바이(Lullaby)'는 편안하고 세련된 편곡과 코러스가 돋보이는 곡. 밝고 친숙한 선율에 스파이스걸스 백댄서이자 전남편이었던 지미 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에 대한 모성애를 담았다. 시스코(알 웨스트)가 프로듀싱을 맡은 '하터(Hotter)', 이어지는 '스텝 인사이드(Step Inside)' 등도 듣기 좋다.

Walk Of Life/ Billie Piper

▶ 수록곡 듣기
Day & Night
Something Deep Inside
Walk Of Life

영국 출신의 십대가수 빌리 파이퍼의 두번째 앨범. 빌리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진 않았지만, 영국·호주 등지에선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18세 소녀다.

브릿팝 역사상 최연소 여성솔로 가수 1위를 차지한 데뷔음반에 이어 2집〈워크 오브 라이프〉에서도 또래의 감성을 자극하는 달콤한 팝을 선보였다. 이미 영국차트 1위를 차지한 첫 싱글 '데이 앤드 나이트'에 이어 '섬씽 딥 인사이드'도 십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타이틀곡을 직접 작사·작곡하며 음악성으로도 어필했다.

'데이 엔드 나이트' '섬씽 딥 인 사이드'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경쾌한 댄스 비트에 담아낸 곡. '워크 오브 라이프'는 소울풍의 코러스와 경쾌한 기타 스트로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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