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광저우 ‘돈폭탄 축구’에 …전북, 1-5로 무너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광저우의 다리오 콘카가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左). 전북의 이동국이 두 번째 골이 들어가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전주=뉴시스](右)

중국 프로축구 챔피언 광저우 헝다의 ‘돈폭탄 축구’에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광저우는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북을 5-1로 대파했다. 브라질 듀오 클레오(2골)와 무리키(1골), 아르헨티나 출신의 다리오 콘카(2골)가 5골을 합작했다. 광저우는 경기력에서도 전북을 압도해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광저우 선수단은 이날 승리로 600만 위안(약 10억원)의 승리수당을 손에 쥐었다. <본지 3월 6일자 29면>

또한 한 골당 200만 위안(약 3억6000만원)의 보너스를 걸어 외국인 트리오는 쏠쏠한 가욋돈을 챙기게 됐다.

 광저우는 건설 재벌인 헝다(恒大)의 쉬자인 구단주가 2010년 구단을 인수한 뒤 거액을 쏟아부어 화려한 엔트리를 구축했다. 가오린·순시앙 등 중국 국가대표 선수만 8명이 포진해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날 2골을 기록한 미드필더 콘카는 이적료와 연봉을 합하면 300억원이나 된다. 한국 국가대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조원희를 영입해 수비라인도 든든히 했다. 여기에 이장수 감독의 지도력까지 어우러졌다.

 2010년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해 지난해 1부리그로 승격한 광저우는 내친김에 1부리그 챔피언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리고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광저우는 첫 경기부터 가공할 위력을 선보였다.

 전북은 전반에만 광저우의 원투 펀치를 맞고 휘청거렸다. 전반 27분 주장 조성환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중앙수비수 임유환이 자기 진영에서 뼈아픈 패스 미스를 했다. 광저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클레오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주를 찾은 3000여 명의 중국 팬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전반 40분에는 콘카가 약 25m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실점을 하자 정신이 번쩍 든 전북이 맹렬히 반격했다. 에닝요가 잇따라 골 찬스를 잡았으나 번번이 골문을 비켜 나갔다. 다급해진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은 후반 루이스와 정성훈을 투입하며 ‘닥공(닥치고 공격)’을 강화했다. 그러나 후반 23분 클레오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곧바로 1분 만에 정성훈이 만회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듯했다. 하지만 콘카와 무리키의 연속골을 얻어맞자 전북은 더 이상 손을 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장수 감독은 경기 후 “이날 한 경기를 이겼다고 해서 중국 축구가 한국 축구를 앞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력이 떨어지는 팀도 철저히 준비하고 승리의지가 확고하다면 강팀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전주=오명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