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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중앙일보

입력

취미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이 부서진 장난감을 활용해 만든 자신만의 정크 아트 작품을 자랑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이상·윤이도·유찬영·이경진·홍서진 군.

‘아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만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한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일만큼 성과가 큰 것도 없다는 의미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취미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취미를 통해 세상을 배워나갈 수 있는 곳,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에 다녀왔다.

 하비인월드는 눈으로만 즐기는 박물관이 아니다. 관람객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전시관마다 배치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프라모델·구체관절인형·자동차·헬기 등 14가지의 완성도 높은 작품을 조립하고 움직여볼 수 있다.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은 자동차와 헬기 등을 조립하고 조종해볼 수 있는 3층 전시관이다. 이곳에서는 자동차의 모양만 완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립한 자동차에 모터와 건전지까지 장착해 레일 위를 달리게 해볼 수도 있다. 간단한 조정 장치로 미니카를 운전하며 경주를 할 수도 있다.

 하비인월드 유창범 RC팀장은 “전시관에 비치된 소형 헬기나 트럭은 실제 헬기와 트럭이 움직이는 원리와 동일하게 작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견학온 학생들 앞에서 미니 트럭을 리모트 컨트롤러를 사용해 운전하는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학생들은 장난감 크기의 트럭에서 실제 대형트럭의 엔진 소리, 조명은 물론 움직임까지 구현되자 눈을 떼지 못했다.

 유 팀장은 “장난감이 정교하고 움직임이 현실적일수록 학생들의 호기심과 집중도가 높아진다”며 “기계의 구성 요소와 작동원리를 쉽게 알 수 있어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기에 적합한 체험”이라고 설명했다.

 2층 전시관은 구체관절 인형·닥종이 인형·아우인형·테디베어 등 다양한 인형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단순히 완성된 조형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제작 과정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순서대로 재현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마경희 관리팀장은 “완성품만 보고 ‘예쁘다’ ‘귀엽다’라고직관적인 느낌을 갖는 것보다, 부속품 하나하나가 어떻게 결합됐는지 살피면서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관 한 구석에는 관람객을 위한 공방으로 마련돼 있다. 폐장난감을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어보는 ‘정크 아트’부터 아우인형 제작, 종이 작품 만들기도 가능하다. 관람객이 만든 작품은 가져갈 수도 있고 자신의 이름을 적어 박물관 내에 전시할 수도 있다.

 한은주 공예팀 강사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체험으로 정크 아트가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부서진 장난감을 글루건으로 붙이고 이어가며 자신이 원하는 장난감으로 만들어 보는 작업이다. 한 강사는 “장난감을 만들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고, 아이의 놀라운 창의력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들 유찬영(서울 경동초2)군과 함께 전시관을 둘러본 유정주(40·서울 성동구)씨는 “온 가족이 체험하고 놀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박물관에 가면 엄마와 아이만 관람하고 아빠들은 밖에서 기다리느라 지루했는데, 이곳에는 아빠도 좋아할만한 체험 거리가 가득해 시간가는 줄 몰랐다”며 웃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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