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전통이 스며있는 양키스의 저력

중앙일보

입력

양키스가 홈구장 2연승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교두보를 확보한 건 예상외의 결과다. 현지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메츠의 상승기류가 시리즈 초반 분위기는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고, 필자 역시 그랬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월드시리즈 2연패를 했던 선수단의 자신감이 시즌 막판의 부진과 달리 디비전시리즈-플레이오프의 승리는 물론 월드시리즈까지 이어지며 엄청난 힘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5만여 관중의 폭발적인 응원은 고비마다 선수들을 독려하며 혼연의 일치가 되고 있다. 양키스타디움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지하철시리즈'가 무색할 정도다. 마치 서부지구 팀과의 대결로 비춰질 만큼 일방적이다. 메츠의 팬들은 무리를 형성하지도 못하고 사이사이에 묻혀버렸다.

4시간50분의 연장 혈투 끝에 1승을 올린 양키스는 2차전에서도 상대 선발 마이크 햄튼의 1회 2사후 제구력 난조를 5번 티노 마르티네스와 6번 호르헤 포사다가 팀베팅으로 2타점을 올리며 노련미의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회말엔 월드시리즈의 사나이 스캇 브로셔스가 회생을 노리는 햄튼의 바깥쪽 무릎을 파고드는 직구를 홈런으로 넘기며 일방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양키스가 강팀이라는 건 득점을 올려야할 시점에선 아웃카운트와 관계없이 득점을 올린다는 사실이다. 상대투수가 누구건 간에 타선의 힘은 고비 때마다 터져 나온다. 저력이 무엇인지를 실감케 한다.

6점을 리드당한 9회초, 5안타(2홈런) 5득점으로 양키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메츠는 마리아노 리베라를 마운드로 끌어내 홈런을 두들기는 등 사기를 회복하며 경기를 끝냈다. 홈구장인 셰이스타디움에서의 3연전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록상으론 호각지세이나 2승과 2패로 명암이 엇갈린 상황에서 과연 메츠가 승부처를 장악하며 양키스의 보이지 않는 힘까지 누를 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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