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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탈북자 북송 막아주세요…스타 47명 ‘눈물의 호소’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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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콘서트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가 4일 저녁 서울 신촌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구준엽·강원래 등 중국 내 탈북자를 걱정하는 연예인들의 모임 회원들과 탈북자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학생들이 ‘크라이 위드 어스’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4일 ‘크라이 위드 어스’ 공연에서 탈북자 북송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여러분이 누구시든, 어디에 계시든 잠시만 하던 일을 멈추고 저희의 호소를 들어 주십시오.”

 배우 차인표·신애라·송재호·심혜진, 가수 윤복희·노사연·이무송·장혜진·박완규·김범수·주얼리·황보, 개그우먼 이성미·박미선·송은이 등 연예인들이 4일 오후 7시 서울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 모였다. 관객 900여 명이 좌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중국 내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를 호소하는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함께 울어요)’ 콘서트를 연 것이다. ‘크라이 위드 어스’는 탈북 과정을 그린 영화 ‘크로싱’의 주제가였다.

 이날 콘서트에서 가수 강원래(43)씨는 호소문을 통해 “탈북자들은 울 힘조차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라며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자들의 생명을 걱정하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강씨는 “특히 중국 국민 여러분, 저희의 애타는 호소를 알려서 부디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북송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당부했다. 호소문은 영어와 중국어로도 낭독됐다.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탈북자들은 곳곳에서 울먹이며 박수를 쳤다. ‘거위의 꿈’ ‘사랑으로’ 등 노래 공연, 연예인 서약식 등으로 이어진 이 행사는 탈북자와 가족 100여 명이 함께했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학생 60여 명은 이날 흰색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라 연예인들과 함께 ‘크라이 위드 어스’를 합창했다. 연예인 47명은 차례로 “나 ○○○는 탈북자들을 위해 함께 울겠습니다”라고 서약했다. 개그우먼 박미선(45)씨는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되면 공개 처형은 물론이고 3대가 수용소로 끌려간다”며 “우리의 작은 관심을 모으면 그들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탈북 학생 이경화(22)씨는 중국에 억류된 탈북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이씨는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17세 때 강제 북송된 뒤 다시 탈북했다. 그는 “우리 탈북자들은 북송되면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용기를 잃지 말고 제발 조금만 더 견뎌달라”고 했다.

 연예인들은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콘서트를 계속 열 계획이다. 행사를 주도한 차인표(45)씨는 “아일랜드의 록밴드 유투(U2)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겠다”며 “이번 콘서트가 전 세계로 뻗어갈 탈북자 구원 행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영화 크로싱에서 탈북자 역할을 맡으면서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연예인의 노래 한 곡과 시민들의 눈물 한 방울이 고통 받는 탈북자들의 삶을 구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관료를 포함한 콘서트 비용은 차씨와 가수 심태윤(36)씨 등이 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이날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탈북 난민 북송 반대운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탈북자 문제는 학생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5일 중국대사관에 탈북 난민 북송 중단 촉구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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