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역전의 악몽, 시애틀의 잠 못드는 밤

중앙일보

입력

◆ 전력과 저력의 대결
◇ 시애틀, 기선제압 2-0 완승
◆ 엘 두케 '나는 양키스 수호신'
◇ 양키스, 시애틀 꺾고 2승
◆ 양키스 3승, 클레멘스 15K 완봉
◇ 시애틀 6-2 승리, 역전 기틀 마련
◆ 양키스, 3년 연속 챔피언십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이 시애틀의 역전패로 끝이 났을때 시애틀의 많은 팬과 선수들은 자정이 넘긴 시계를 지켜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루를 넘긴 경기의 소요시간은 무려 4시간 3분. 이틀에 걸쳐 시합을 치른 셈이었지만 경기는 시간만큼 지루하지는 않았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이 졸전으로 막을 내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반면 시애틀과 뉴욕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은 6차전까지 가는 수준높은 시리즈였다.

시리즈 전적은 4승 2패로 막을 내렸지만 2차전과 3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는 모두 승리를 장담 할 수 없는 접전이였다. 다만 조금 더 많은 경험과, 조금 더 많은 기회를 살린 뉴욕이 승리를 차지했을 뿐이다.

2차전과 6차전은 시애틀에게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던 2차전의 역전패,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6차전의 역전패는 시애틀 선수들과 팬들로는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는 악몽이었다.

시애틀의 결정적인 패인은 믿었던 불펜진이 난타당하며 경기 후반 한 두점 차이의 리드를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2차전에서는 8회말 7실점, 6차전에서는 7회말 6실점하며 경기초반과 중반의 리드를 손쉽게 빼앗기고 말았다.

디비전 시리즈내내 시카고 타선을 농락했던 시애틀의 믿음직한 불펜진은 양키스의 경험과 집중력에 난타 당해 대량실점을 허용, 최고의 상승세를 보이던 마무리투수 사사키 가즈히로가 등판할 기회조차 주지 못했다. 시애틀은 양키스에게 허용한 31실점 중 20점을 6회 이후에 허용했다.

타격또한 다르지 않다. 6차전까지 41개의 안타를 쳐내고도 18득점에 그친 것은 많은 기회를 무산시켰다는 반증이 된다.

반면 양키스는 57안타로 31득점, 짜임새있는 공격을 펼쳤고 경기후반 더 많은 득점을 올리며 6회이후 단 4점만을 득점한 시애틀을 가볍게 제압했다. 시애틀이 불펜과 타격에서 헛점을 드러낸 반면 양키스는 정규시즌 막판의 부진을 경험과 집중력으로 극복했다.

조 토레 감독의 작전 또한 승리의 큰 밑거름이였다. 많은 감독들이 공격시에 많은 작전을 구사하는 반면 수비 포메이션에 큰 비중을 두었던 조 토레 감독의 작전은, 가장 중요한 6차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추가점이 절실한 시애틀의 조급함을 간판한 토레 감독은 무사 1루의 위기에서 시애틀의 힛트 앤 런 작전을 간파, 타석엔 좌타자인 스탠 하비어가 있음에도 2루 백업을 유격수가 아닌 2루수가 들어가도록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었고 투수에겐 바깥쪽 낮은 볼을유도, 유격수 라인 드라이브로 병살타를 유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일 정상적인 수비위치 였다면 안타로 연결되었고 시애틀의 중심 타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감안했을때 이 작전의 성공이 주는 의미는 경기의 승 패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원인들이 시애틀 패배의 원인이 되었고 타선과 불펜의 부진이 겹치면서 시리즈우승을 이끌 수도 있었던 시애틀이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 버린것이다.

작전의 구사가 눈에띄지 않는 메이저리그에서역시 승패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것은 작은 작전의 성공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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