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올해보다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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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은 뚝 떨어지고 물가는 높아지는 등 내년도 경제전망이 밝지 못하다. 국민의 씀씀이나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둔화돼 경기위축세가 예상보다 빠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2000~2001년 국내경제 전망' 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9%에 달하겠지만 내년에는 5.4%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신속한 기업.금융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 이뤄진 전망으로 구조조정이 부진할 경우 상황은 이보다 훨씬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KDI는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고유가와 세계경제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1백12억달러)의 절반 수준을 겨우 넘는 68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2.5%에 이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에는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원유가 상승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바람에 3.7%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는 7.5%에 달하지만 내년에는 교역조건 악화 등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로 4.5%밖에 안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시장 불안과 내수 위축으로 인해 내년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도 올해의 5분의1이 채 안되는 6.9%에 불과할 전망이다.

KDI는 국제유가 상승.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비용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통화당국에 적절한 대처를 주문했다.

KDI는 그러나 인플레 우려가 있다고 정책기조를 급속한 긴축으로 바꿀 경우 경기가 급랭할 우려가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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