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하락 이어 관련업체 주가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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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체의 수익을 좌우하는 고정거래선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관련 업체의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마이크론과 독일의 인피니온은 최근 대형 PC업체와의 고정거래선 가격협상에서 64메가D램은 6~6.3달러대, 128메가D램은 12.5~13달러대에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6.3~6.5달러대의 64메가D램 가격을 제시하고 있으나 PC업체들은 마이크론, 인피니온과 비슷한 가격을 요구해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같은 가격은 지난달말 64메가 협상가격보다 1달러, 지난달초 가격보다는 2달러 떨어진 것으로 128메가D램 가격도 지난달초보다 4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반도체 업체들은 D램 생산물량의 90% 정도를 델, 애플, 컴팩, IBM 등 대형 PC업체들에 장기 공급하고 있으며 한달에 두번씩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할로윈 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PC 수요가 일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PC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PC업체들이 신제품을 팔기보다 재고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올 초 시장조사기관들이 하반기 들어 D램의 공급이 부족하리란 전망을 내놓자 PC업체들은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두달치 이상의 D램을 미리 사재기했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둔화, 유로화 약세, 고유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유럽, 아시아의 PC 시장이 침체되자 PC업체들은 아직까지 여름에 사들인 D램 물량을 처리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비해 반도체 업체의 생산성은 계속 증가해 올 초보다 30% 이상 늘어난 생산 물량이 D램 시장에 쏟아지고 있어 아시아 지역 현물시장에서는 D램이 4달러선에서 팔리고 있다.

업계는 그래도 PC의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요가 일어나고 펜티엄Ⅳ 등 고급 PC가 나오면서 D램 수요가 다시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표재용 기자 <pjyg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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