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콘텐츠 시장, 과연 뜰까?(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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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핸드폰 시장에 새롭게 합류한 무선인터넷 시장. 특히, 그 가운데 ''서비스의 꽃''으로 불리는 콘텐츠 사업자들의 수만 현재 3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무선 콘텐츠 업체들의 상황은 초창기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 창출의 대가로 숱하게 뜨고 사라졌던 인터넷 업체들의 입장과 다를 바 없다. ‘확실한 수익모델’ 이라는 미명하에 업계인들의 이마에는 ''참을 인(忍)’이 새겨져 있다.

현재 무선 콘텐츠 가운데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 콘텐츠 개발업체인 A사의 L 팀장은 “단시일 내에 수익을 올린다는 생각은 일단 버려야 한다. 최소한 2002년이 되어야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과금 시스템이나 서비스의 키 역할을 하고 있는 망사업자의 의지가 무척 중요하다” 고 말하고 “현재 CP업체들이 ‘통화료 공유’ 에 연연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망사업자는 통화 요금을 내리는 정책을, CP업체는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 개발해 당당하게 유료화해도 손색없는 콘텐츠 제공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라고 언급했다.

L 팀장의 말처럼 현재 이 시장이 더딘 속도로 나아가는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일단 무선인터넷 시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일본의 NTT DoCoMo i-Mode. I-Mode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도 일본 망사업자의 노력이었다. 즉, 적절한 과금 시스템 구축(청구 대행 서비스)과 패킷 기반의 인프라 제공(메시지를 일정한 짧은 묶음으로 분할해서 전송하는 방식)을 통해 동시에 여러 사용자가 망에 접속할 수 있개 했으며 네트웍의 효율적 활용으로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물론 기존의 인터넷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채택한 것도 큰 성공 요인이지만 ‘무선 콘텐츠’ 측면에서 보자면 ‘적절한 과금시스템’ 과 ‘저렴한 이용료’ 는 사실 지금 한국의 무선 콘텐츠 시장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우리나라 무선 콘텐츠 시장의 걸림돌이 되는 요인을 5가지로 집약해 보면, 첫째가 바로 위에서 언급한 ‘표류중인 과금 시스템’ 이다. 조만간 정부에서도 그 과금정책을 발표할 전망이지만 망사업자와 CP업자간 이해관계로 얽힌 과금 정책은 민감한 사안인만큼 빠른 시일내에 정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현재 CP 입자에서는 ‘통화료(air time share)’ 만으로도 짭짤한 수익을 얻고 있는 망 사업자들이 무척 못마땅할 것이다. 게다가 망사업자 제각각 독점적으로 자사의 유무선 포털을 구축, 끊임없는 광고 등 물량공세로 중소규모의 CP업자들이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양질의 콘텐츠 또한 찾아보기 어려운 단계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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