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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호세의 저주'로 눈물 삼키다

중앙일보

입력

정말 '호세의 저주'가 있는가?

10월 15일 롯데 자이언츠가 대구 구장에서 벌이진 준플레이오프 전에서 10회 말 조경환의 적시 좌중간 2루타로 4대 2로 승리, 결국 서울에서 진검승부를 가리게 됐다.

8회 말까지만 하더라도 라이온즈는 2대 0 으로 앞서고 있어 샴페인을 낙관하는 분위기.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라이온즈를 버리고 말았다.

9회초 마해영이 좌측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틀고 조경환이 친 투수 앞 타구가 임창용이 더듬는 바람에 병살로 처리하는 데 실패하여 조짐이 이상하더니 박정태가 빗맞은 우전 안타, 손인호가 1점을 만회하고 최기문이 유격수 내야안타로 2루 주자 조성환이 전력 질주하여 동점을 이루자 라이온즈 벤치는 사색이 됐다.

10초 상승세에 오른 자이언츠는 김응국이 우전 안타와 박종일의 희생번트로 만든 1,3루 상황에서 이날의 히어로 조경환이 좌중간 2루타로 2타점을 올려 결국 승리했다.

작년 10월 20일 대구 구장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전에서 3대 5으로 뒤지고 있던 자이언츠가 9회초 임수혁이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11회 초 김민재의 역전타로 승리를 거두었을 당시 대구관중들의 사상 최악의 난동과 이에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광분한 펠릭스 호세(현 뉴욕 양키즈)가 퇴장을 당한 이후 호사가들이 만들어 낸 ' 호세의 저주'가 말 뿐인 아닌 실제 상황이 되어 버렸다.

라이온즈는 이날 패배로 17일 잠실에서 벌어질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많은 부담을 앉게 되었다. 가르시아와 김진웅이 이미 선발로 나와 출전할 수 없고 여기에 '애니콜' 임창용 마저 40개가 넘는 투구로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라이온즈의 자랑 거리인 타력 마저 자이언츠 투수들을 압도하고 있지 못하고 3차전에서는 라이온즈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손민한이 등판할 것으로 보여 이리저리 김용의 라이온즈 감독으로는 머리가 아프게 되었다.

그러나 자이언츠 역시 확실히 이긴다고 볼 수 없다. 이날 집중력을 보여줘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약한 타력이 문제다. 3차전 등판이 확실시 되는 최근 상승세인 김상진을 이겨 낼 수 있는 지 의문이다. 다시 말해 객관적으로 라이온즈 보다 더 심각하다.

'야구는 9회 2아웃부터' 라는 야구계의 속담이 헛말이 아님을 입증시킨 자이언츠가 일단은 분위기상 앞서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라이온즈가 이대로 물러날리도 만무하고 야구공은 둥근 법. 경기는 끝나봐야 안다.

※ 신종학 -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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