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쉰 살이 돼 하늘의 뜻을 알았다(五十而知天命)”고 했다. 지명(知命)은 나이 오십을 가리킨다. 한자 지(知)에는 화살(矢)이 들어 있다. 화살은 고대 중국에서 신성한 물건이었다. 화살에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지금도 행해지는 예포(禮砲) 발사도 같은 의미다. 화살을 꺾는 행위는 서약 의식이다. 지는 신에게 맹세하듯 분명히 알게 됐다는 뜻이다.
漢字, 세상을 말하다
씨족을 의미하는 족(族)에도 화살이 있다. 화살(矢)을 제외한 부분은 바람에 흩날리는 깃대다. 조상이 같은 씨족의 기(旗)다. 족은 깃대 아래서 화살을 꺾어 동족의 일원임을 서약하는 모습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007년 대선에서 패한 뒤 “우리는 폐족(廢族)입니다”라고 했다. 폐족은 조상이 죄를 지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가문이다. 유배 당한 다산(茶山) 정약용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의 표현을 인용했다.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토론회에서 폐족을 다시 언급해 뉴스를 탔다.
폐족은 족형(族刑)과 연좌제의 산물이었다. 황제에게 족형은 전가보도(傳家寶刀)였다. 진(秦)의 상앙(商<9785>)은
중국이 탈북자 북송을 시작했다. 북한에선 족형이 여전하다. 탈북자 가족까지 수용소행(行)을 면치 못한다. 우리 정치권의 폐족 논쟁이 한가로워 보이는 이유다. 여야가 탈북자 문제에 한목소리를 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