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새 경쟁 전략 'MS 따라하기'

중앙일보

입력

오라클 CEO인 엘리슨은 제품 구성보다는 가격 선택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MS와 같은 위상을 갖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라클 CEO인 래리 엘리슨은 최대 라이벌인 MS에 대해 호의적인 발언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그러나 그는 지난 3일 오라클 오픈월드(Oracle OpenWorld) 사용자 컨퍼런스에서 MS를 칭찬했다. 하지만 결국엔 그것도 비꼬는 것이었다.

엘리슨은 기조연설을 마친 후 열린 기자회담에서 "MS가 오피스 스위트에서 했던 것을 오라클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따라하려고 하는 것인가? 물론 그렇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리슨은 기조연설 내내 통합의 이점을 찬양했다. 그는 MS가 더 많은 기능과 특징들을 자사의 윈도우 NT와 윈도우 2000 운영체제에 통합하는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해 왔다.

그는 오라클이 75개 이상의 개별 제품을 자사의 9i 데이터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 서버 두 부분으로 통합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MS가 자사의 브라우저와 윈도우 데스크톱을 통합할 때는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했지만 오피스(Office)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할 때는 법에 어긋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엘리슨은 한 기자로부터 통합의 핵심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변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소비자들의 선택"이라고 말하면서 "아무도 MS에 ''우리는 오픈된 색다른 시장을 원하기 때문에 MS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공개 표준을 신봉하고 있다. 시장은 단일 벤더의 통합 소프트웨어를 원하고 있다. 시장이 원한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1000만 달러를 걸겠다

예상대로 엘리슨은 100만 달러의 도전금을 내걸었다. 즉, 올해 MS의 SQL 서버(SQL Server) 또는 IBM DB2 소프트웨어를 오라클의 8i 데이터베이스와 9i 애플리케이션 서버로 교체한 후 웹사이트가 3배 이상 빨라지지 않는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엘리슨은 기조연설에서 TPC(Transaction Processing Council)-C 클러스터링된 데이터베이스 환경에서 MS의 어떤 애플리케이션이라도 가동시키면 1000만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큰소리 쳤다.

엘리슨은 곧 출시될 예정인 오라클 9i 데이터베이스의 애드온인 RAC(Real Application Clusters)은 소비자들이 다운 받을 때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을 리파티셔닝 하지 않고도 확장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확신의 표시로 1000만 달러를 내놓았다. 참고로 9i 데이터베이스와 RAC 애드온은 2001년 중반에 출시될 예정이다.

단순한 것이 좋을 것

엘리슨은 자사의 9i 데이터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캐싱 및 클러스터링 기능을 홍보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제품 컨피규레이션이 적을수록 유리한 이유를 특히 강조했다.

엘리슨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오라클 컨피규레이션 환경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소프트웨어가 판매되는 방법에 있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리슨은 덜 복잡할수록 좋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개인 소비자가 아닌 하드웨어 벤더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신뢰도 면에서 훨씬 더 좋다고 강조했다. 또한 엘리슨은 전용 애플리케이션 서버가 사전에 구성, 설치, 인증돼 구성된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연설에서 "미리 평가된 사전 인증 구성을 위해 썬, HP, ENC, 컴팩 등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신뢰성 있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고 엘리슨은 덧붙였다.

하지만 엘리슨은 이 같은 사전 인증 시스템이 언제쯤 어떠한 경로로 상용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물론 상용화에 대한 평가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엘리슨은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며 "모든 아이들은 나름대로 개성이 있는 반면 컴퓨터 구성은 그렇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엘리슨은 기조연설에서 가격은 다른 문제라고 전하면서 오라클도 IBM처럼 사용자들에게 성능 기반의 가격 선택을 가능하게 해주고 MS처럼 소비자 지정 가격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은 좋은 일"이라며 "우리는 어떤 업체보다 가격면에서 폭넓은 선택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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