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기적의 팀을 물리친 매리너스

중앙일보

입력

◆ 막강 타선, 불안한 마운드
◇ 화이트삭스 쓰라린 연장전 패배
◆ 시애틀, 챔피언십 눈앞에
◇ 시애틀, 가장 먼저 챔피언십 진출

기적의 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디비전 시리즈를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3연패 당해 그들의 기적을 멈춰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패배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팀으로 불리우는 애틀랜타의 3연패와 같은 충격을 주진 않았다.

많은 전력이 시애틀에 비해 앞서고 있지만 철저하게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시카고가 경험부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의외의 연패를 당할수도 있다는 분석은 이미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있던 시카고는 포스트시즌을 며칠 앞둔 시점까지도 선발 로테이션을 정하지 못했다. 경험이 없는 젊은 팀 시카고로서는 베테랑 투수인 칼 엘드레드가 1차전을 맡아주길 바랬지만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되지않는 엘드레드를 등판 시킬수는 없었다.

시즌 중에 벌어진 엘드레드의 부상이 포스트시즌에서 까지 시카고를 괴롭힌 원인이 된 것이다. 또한 믿었던 마무리 키스 폴크가 젊은 팀의 사활이 걸려있는 1차전에서 2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진 것은 경험 부족과 긴장이라는 두 가지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카고가 3-0이라는 시리즈 전적을 얻게 된 것은 그들이 믿었던 타선이 아무일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리즈 내내 .184리라는 믿을수 없는 타율을 기록한 시카고의 타선은 42살의 해롤드 베인스를 팀에 합류 시키고도 평균나이 28세로 매우 젊은 팀이다. 젊고 경험이 부족했던 시카고 타자들은 시애틀의 노련한 불펜 투수진의 완급조절에 말려 경기종반으로 갈 수록 조급함만을 드러냈고 그들이 시리즈 3게임동안 당한 16개의 삼진중, 8회 이후에만 10개의 삼진을 당하며 가장 치열해야할 경기종반을 손쉽게 리드를 내줘 자멸하고 말았다.

시카고와 시애틀의 디비전 시리즈는 단 한마디로 경험과 패기의 싸움으로 압축 시킬수 있다.

젊다는 것은 경기를 치루는데 있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야구를 하는데 있어 젊음이란 좋은 연봉과 많은 가능성만을 부여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승리와 직결되지는 않는 것이다.

2000 디비전 시리즈에서 시카고는 그 넘치는 젊음을 주체하지 못했으며 어린 타자들의 젊음을 이끌어 줄 "빅 브라더" 프랭크 토머스가 중간에서의 완충 연활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함으로써 연패의 길로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그들의 중심타선인 3번부터 6번까지의 시리즈 성적은 42타수4안타 .095리의 믿을 수 없는 부진을 보여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올리고도 3연패를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시애틀은 부족한 선발진을 불펜 투수들인 호세 메사, 가즈히로 사사키등의 호투로 채울 수 있었으며 타선역시 알렉스 로드리게스, 에드가 마르티네스, 존 올러루드등 중심타선이 좋은 활약을 보여 경험이 부족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연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쉽에 도전할 수 있게됐다.

시애틀은 시리즈를 시작하기전 전력상으로는 선발 투수진만이 엇 비슷한 전력을 보유했을뿐 여타의 분야에선 열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그들에겐 천금의 값어치를 할 수 있는 경험이란 소중한 재산이 있었다.

세기를 갖추지 못한 시카고를 맞아 시애틀은 가장 중요한 경기후반엔 반드시 경험이 많은 아서 로즈, 호세 메사, 가즈히로 사사키등의 베테랑들을 기용했으며 그들의 투구 패턴에 혼란를 겪은 시카고의 타자들은 경기후반, 떨어지는 낙엽처럼, 비틀거리며 스윙을 해댔다.

이렇듯 시애틀이 전력의 열세를 만회 할 수 있었던 것은 힘으로만 부딪친 경험 부족의 시카고 타선의 조급함 때문이였으며 "빅 브라더" 프랭크 토머스가 젊은 선수들을 포스트시즌에서 만큼은 제대로 리드하지 못했던 것이 좋은 전력을 보유하고도 연패의 아픔을 겪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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