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수능 보듯 공부 시키고…건강 위해 하루 6시간 자도록 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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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고3이 되니 수험생 엄마라는 사실이 절실하게 와닿아요.” “1년간 무엇을 어떻게 해줄까라는 걱정뿐이에요.” 고3 수험생을 둔 엄마들의 고민이다. 고3 수험생활을 끝낸 선배 엄마인 배정미(45·서울 영등포구)씨와 이애숙(46·서울 동작구)씨는 “아이가 수험생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학습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수험생 엄마의 역할”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소엽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지난해 대입 전쟁을 치른 이애숙씨(왼쪽)와 배정미씨는 “자녀가 수험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엄마가 생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록 기자]

아들은 공부에, 엄마는 정보 수집에 집중

다음달 아들이 KAIST에 입학할 예정인 배씨는 고3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입시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배씨는 “학교와 담임교사에게만 의지하기보다 엄마가 직접 자녀의 특성에 맞는 대학을 선별한 뒤 교사와 논의하며 정보를 찾으면 상담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3은 수행평가 반영률이 30%로 비중이 커 수능·내신·수행평가라는 삼중고를 치러야 했다. 배씨는 “고3 때 학교와 학과를 선정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시험준비와 내신관리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들이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아 서울대·KAIST·고려대 진학을 목표로 세우고 아들은 공부에, 엄마는 입시정보 수집에 집중했다. 목표한 대학의 모집요강은 빨간펜으로 밑줄을 그으며 익혔고, 대학 홈페이지를 컴퓨터 즐겨찾기에 저장해 자주 들여다봤다.

아들이 정시모집에서 고려대에 합격한 이씨는 자녀의 생활관리에 주력했다. 이씨는 “자녀가 가고 싶은 대학의 정보를 가져오면 가족이 모여 살펴보고 생각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아이의 고민에 가족들이 의견을 주고 격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수험생 엄마들이 시험기간에 아이의 표정을 눈치보듯 이씨 역시, 아들의 표정을 살폈다. 이씨는 “표정이 무거우면 그날은 시험을 못 본 날이다. 그럴 땐 일찍 자라는 말만 간략하게 했다”고 전했다. 성적이 떨어지면 가장 속상한 사람은 수험생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엄마의 잔소리는 역효과를 가져오므로 엄마 스스로 마음을 잡아야 한다.

배씨는 시간관리도 철저히 했다. 3월부터 주말이면 수능준비 시스템을 가동했다. 수능시험 시간과 같은 공부 계획을 세워 시간대별로 같은 영역을 공부하게 했다. 배씨는 “주말에 모의고사를 무작정 풀거나 부족한 공부를 하기보다는 수능감각을 익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수면 줄이기 보다 자투리 시간 활용토록

1년 중 집중력이 흐려지는 시기는 8월이다. 8월부터 수시모집 1차 준비로 교실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 때문이다. 이씨는 “원서를 쓰는 과정에서 합격증을 얻은 것처럼 착각해 공부의 흐름이 흐트러지는 아이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다시 고3 수험생 엄마가 된다면 배씨와 이씨 모두 “수능시험까지 원서를 접수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수능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기에 자기소개서나 원서를 쓰면서 집중력이 분산된다”는 설명이다. 배씨는 “내신이 높지 않으면 수시 1차는 포기하고 수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면시간에 대해 이씨는 “‘삼당사락(하루에 3시간 자고 공부하면 입시에 성공하고 4시간 이상 자면 실패한다)’ 속설을 따르지 말라”고 주문했다. “최소 6시간 이상 자야 다음날 일정에 무리가 없다”며 “공부로 인한 과부하를 수면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잠을 줄이기보다 생활 속 자투리 시간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아들과 자기소개서를 쓸 때 배씨는 방송작가 경험을 살려 아들과 함께 논의했다. 배씨는 “대학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아이의 성장 과정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풀어가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학업 스트레스 이렇게 관리해 주세요

공부 리듬 깨질 때: 수시 1차 모집 기간에 공부 리듬이 자주 깨진다. 엄마도 함께 흥분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 스스로 냉철하게 생각하고 목표한 대학 2~3곳만 집중적으로 준비해 수능시험 준비 여력을 빼앗기지 않게 한다.

시험 성적이 저조할 때: 노력과 다른 성적표를 받으면 엄마보다 아이가 더 실망한다. 아이가 슬럼프를 겪지 않도록 응원해 준다.

수능을 한 달 앞두고: 짜증이 늘어나는 시기다.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기본적인 예의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짜증을 받아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염이 있다면: 비염 치료는 3월 전에 꼭 마치자. 비염은 스트레스와 체력에 영향을 받는다. 수험생활 내내 비염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미리 치료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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