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업 '한국으로…'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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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프랑스 기업들의 움직임이 전에 없이 활발하다.

프랑스 기업들은 주한 프랑스대사관.프랑스 상의가 중심이 돼 다음달 17~20일 서울 무역전시장(SETEC)에서 '프랑스-코레 2000' 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샤넬.로레알.에어프랑스.알스톰 등 1백50여개 업체가 참가해 한국에서 열리는 프랑스 기업 행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 이 박람회는 지난 94년 1회 행사가 열렸었다.

그러나 당시엔 프랑스 산업의 기술.과학 수준을 알리는 이 행사가 '프랑스는 예술의 나라' 로 인식해 온 한국 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었다.

때문에 그동안 2회 행사를 열지 못해왔는데 이번에 재개하기로 하면서 전략도 바꿔 과학.기술 부문은 물론 프랑스의 예술과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역점을 둔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한 프랑스대사관 상무관실 관계자는 "프랑스 제조업체들이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을 그대로 옮겨 오는 등 각종 이벤트 중심으로 진행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업체들의 국내 진출과 사업 확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수화학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인 로디아 그룹은 지난 5일 산업폐기물 전문처리업체인 조양케미컬을 전격 인수했다.

최근 방한한 잔피에르 로디아 그룹 회장은 "외국 회사가 한국의 산업폐기물 전문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며 "본사의 기술과 자본을 집중 투입해 국내 최대 업체로 키울 계획" 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환경 전문 기업인 리오네 데조도 빠르면 이달 안에 한국에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밖에 삼성 자동차를 인수한 프랑스 카 메이커 르노는 최근 국내 홍보대행사를 선정, 본격적인 '회사 알리기' 에 나섰다.

주한프랑스 상공회의소 역시 몸집을 키우고 있다.

1986년 설립된 프랑스 상의는 BMP파리바.소시에테 제네랄 등 금융회사와 로레알.크리스찬 디오르 등 화장품 회사들이 주축이 돼 출발했으나 최근에는 제조업체들의 회원 가입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1백73개 회원사를 확보하고 있다.

주한프랑스 상의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만 자동차 부품 전문 메이커인 플라스틱 엄니엄사, 한.프랑스 합작사인 발레오 만도.라파즈 한라 등 10여 개사가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최근 1~2년 사이에 회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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