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우승하기까지(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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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각오를 다지고 나갔지만 시즌초 요미우리의 스타트는 그리 순탄치 못했다. 시즌전의 의도와는 달리 전력 곳곳에서 차질이 생긴 탓이었다.

우선 선발투수진부터 꼬였다. 지난 5년 동안 요미우리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갈베스는 시즌초부터 연패에 빠지며 2군으로 강등되었고, 당초 갈베스의 공백을 무난히 메꾸어 줄것으로 기대되었던 정민철,조성민은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코칭스테프에게 안정감을 주지못했다.

불펜진은 불안감이 더 했다. 당초엔 기존의 마무리인 마키하라와 롯데에서 데려온 가와모토로 이루어진 더블스토퍼 시스템을 쓰려했으나, 공교롭게도 둘 모두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버려 마무리에 공백이 생겼다.

당초 기대를 크게 걸었던 타선에도 난기류가 형성되었다. 작년 최악의 부진으로 요미우리 우승실패의 '전범'으로까지 몰렸던 기요하라는 명예회복은 커녕 계속된 부진과 부상까지 겹치며 2군으로 추락했고, 젊은 거포 다카하시마저 의외의 타격슬럼프에 빠져 나가시마 감독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5월 중순까지 요미우리는 주니치와 야쿠르트에 밀리며 중위권에 머물렀다. 막강전력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우승을 놓쳤던 지난 3년의 전철을 또다시 밟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새천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예년과 달랐다. 진정한 강팀답게 이 모든 난관을 극복했다.

먼저 선발진은 올시즌 새로 거인군의 일원이 된 구도,메이,다카하시의 왼손 3인방이 마운드를 굳게 지켜주었다. 이들의 활약으로 요미우리는 팀방어율 1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투수로테이션이 가능케 되었다.

마키하라,가와모토의 부상으로 생긴 불펜진의 공백은 오카지마,미사와,가시와다 등의 젊은 투수들이 기대이상의 선전을 한 덕에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요미우리 타선은 여전히 타팀을 압도했다. 변함없는 건재를 과시한 4번 마쓰이와 영입파로서 제몫을 해준 3번 에토의 맹타는 다카하시의 부진을 상쇄했고, 1루수 기요하라의 공백은 용병 마르티네스가 완벽히 메꾸어 주었다.

이들의 활약으로 투타가 안정된 요미우리는 5월 중순부터 힘을 내기 시작하였다. 6월 초순부터 선두로 나선이래 요미우리는 주니치,야쿠르트의 2위그룹과의 게임차를 조금씩 벌려나가며 우승의 기틀을 잡아나갔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 요미우리는 49승 34패의 성적으로 2위 주니치(42승37패)를 5게임차로 리드하며 선두 독주태세를 갖추었고 요미우리 대세론을 굳혀 나갔다.

전반기를 마친 상황에서 요미우리는 리그 팀방어율,팀타격,팀홈런 등 투타 거의 전부문에서 선두를 고수했다. 팀 성적이 좋으니 개인성적도 우수한 건 당연했다.

다승과 방어율엔 구도와 메이가, 홈런과 타점은 마쓰이와 에토가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투타 거의 전부문을 요미우리 선수들이 석권하다시피했다. 올스타전에 요미우리 선수들이 무더기로 뽑힌건 당연지사였다.

되는 집안은 뭘해도 된다고 선두로 나선이래 요미우리에겐 호재만 가득했다. 7월초 기요하라가 400호 홈런을 치며 컴백한 후, 팀 타선의 중심으로 다시 자리잡았고, 우에하라가 부상을 당해 걱정했지만 신인 가와하라가 비교적 무난하게 메꿔주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후반기 여름레이스는 요미우리의 독주였다. 투타에서 적수가 없었다. 2위주니치와 7게임이상 차이나는 느긋한 선두였다. 무난한 우승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조기우승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막강 거인군에게도 우승이란 건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8월 중순,요미우리는 우승을 위한 마지막 고비를 맞게 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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