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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형편 어려운 서울 이웃사촌 대결, SK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어려운 형편의 이웃사촌끼리 대결에서 SK가 웃었다. 프로농구 서울 SK가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처절한 대결에서 승리했다.

 SK는 개막 전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큰 전력 보강이 없는 가운데 방성윤이 임의탈퇴로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SK의 전력은 생각보다 탄탄했다. 알렉산더 존슨과 신인 김선형의 활약이 돋보였다. 단점으로 꼽힌 조직력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SK는 3라운드까지 중위권을 유지했다. SK의 발목을 붙잡은 건 부상이었다. 존슨이 무릎 부상으로 쓰러진 것을 시작으로 김효범·김민수·변기훈 등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 코트를 떠났다. SK는 8위까지 추락하며 6강 진출을 내다보기 어려운 지경에 몰렸다.

 삼성의 처지는 더 참담하다. 김상준 감독을 영입한 삼성은 서장훈·강혁 등 베테랑을 내보내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쇄신을 꾀했다. 그러나 가드 이정석이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아웃됐고, 이규섭도 무릎을 다쳐 두 달간 코트를 비우며 꼴찌로 추락했다.

삼성은 고민 끝에 승부수를 띄웠다. 빠른 농구를 위해 라모스를 보내고 외국인 선수를 아이라 클라크로 교체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동욱을 오리온스에 내주고 ‘천재 가드’ 김승현을 영입했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3연승을 올리며 ‘탈꼴찌’를 외쳤지만 휴식기 이후 2연패에 빠지면서 그마저 어려워졌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올 시즌 서로를 발판 삼아 위기에서 벗어나곤 했다. 삼성은 개막전에서 SK를 잡고 상쾌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라운드 대결에서는 73-91로 대패했고, 이후 올 시즌 프로농구 최다 연패인 14연패에 빠졌다. 연패를 끊게 해준 것도 SK였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27일 SK에 이겨 14연패에서 벗어났다. 새해 첫날 열린 네 번째 대결에서는 SK가 삼성을 잡고 궁지에서 벗어났다.

 이날 다섯 번째 대결에서는 SK가 승리했다. 해결사는 김선형이었다. 김선형은 74-74로 맞선 경기 종료 3.8초 전 드라이브인을 성공시켜 76-74로 이겼다. 김선형은 경기 뒤 “언빌리버블(unbelievable·믿어지지 않는다)”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6연패에서 벗어난 SK는 6위 울산 모비스와 승차를 4경기로 좁히며 실낱 같은 6강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안양에서는 전주 KCC가 홈팀 KGC인삼공사를 80-74로 이겼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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