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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동시호가제도 도입 시급

중앙일보

입력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장 막판에 주가가 급변하는 이상매매가 빈발하고 있다.

하루종일 하한가에 머물던 종목이 장 막판에 한두차례 거래로 상한가로 돌변하는 일이 종종 벌어져 종가가 가격지표로서의 구실을 상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처럼 동시호가 제도를 도입, 마지막 매매가격이 그대로 종가로 결정되는 코스닥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시호가제도는 이상매매로 종가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 종료 10분전에 매수.매도 주문을 동시에 받아 가격과 수량 등을 기준으로 매매를 체결하는 제도다.

지난 22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세종하이테크와 신라섬유.명화네트워크 등이 장 마감 10분전까지 하한가를 보이다 막판에 대량 매수 주문으로 상한가로 급등했다.

주가조작사건으로 대주주가 구속된 세종하이테크의 경우 2시 59분까지 하한가였으나 막판 1분사이 2만2천여주와 1만5천여주의 매수 주문이 쏟아지며 상한가로 치솟았다.

신라섬유도 종료 직전까지 하한가에 머물렀으나 종료 1분을 앞두고 3백50주가 거래되며 상한가로 반전했다.

이날 거래량은 모두 1천3백67주에 불과했다.

명화네트워크 역시 막판 한차례의 거래로 하한가에서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이 밖에 한신코퍼레이션이 종료 1분전까지 보합권에서 거래되다 3시에 31만주의 매수주문이 쏟아지며 상한가로 급등했다.

크린크레티브도 장 종료시점에 이날 거래량의 20%에 가까운 1만주의 매수주문이 들어오며 하한가에서 3.57%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같은 거래는 21일에도 나타났다.

등록 뒤 주가하락으로 시장조성중인 정원엔시스템은 장 종료 2분전까지 하한가였으나 2만주 이상의 매수물량이 유입되며 1분전 상한가로 급등했다가 보합으로 마무리됐다.

세인전자도 종료 3분전 1백원 하락에서 장 종료시 상한가인 3백50원 상승으로 끝났다.

인터넷 주가 조작사건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유니텍전자도 종료 1분전 2백80원 내림세에서 상한가로 돌변했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가 빈발하고 있어 시장 안정 차원에서 동시호가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거래비중이 너무 커 실수나 주가관리로 보기 어렵고 값이 떨어진 종목을 굳이 높은 값에 산다는 점에서 '작전' 가능성도 높지 않다" 고 지적했다.

한빛증권 최정일 연구원은 "만약 인위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면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워 코스닥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며 "주가흐름을 모른 채 종가만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 한순간에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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