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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인조 잔디와 돔 구장

중앙일보

입력

일본에서 프로야구가 시작한지 올해로 50년이 되었다. 처음 25년 동안 일본구장은 흙과 자연 잔디로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비가 온 직후의 구장은 물이 잘 빠지지 않아 시합이 중지될 때도 많았다.

그런다가 1976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인조 잔디 구장이 건설됐다. 요미우리 홈구장인 코라쿠엔(後樂園)구장에서다.

이 인조 잔디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다. 자연 잔디는 야수가 위치한 쪽에 잔디가 닳아져 보기가 안 좋았지만, 인조 잔디는 투수 마운드와 각 베이스 주위 이외에는 깨끗한 잔디로 통일되어 있는 것은 물론, 비가 와도 금방 흡수되기 때문에 경기 직전까지 비가 와도 시합을 치를수 있게 되었다.

야수 입장에서 보면, 불규칙 바운드가 없어지고 수비하기 쉽게 되었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잔디를 관리하는 비용도 굉장히 적어졌다.

이 구장으로 인해 당시 요미우리는 인기와 관객 증가측면에서 많은 신장세를 보였다.

그 후 코라쿠엔 뿐만 아니라 요코하마, 카와사키, 토코로자와, 헤이와다이 등 점차 인조 잔디를 설치한 구장이 많아졌다.

이렇게 일본에서도 본격적으로 인조 잔디 시대가 왔지만, 인조 잔디가 좋은 점만 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 무더울 때는 인조 잔디가 굉장히 더워진다. 마치 콘크리트 위에 카페트를 깔아놓은 것 같아서 선수는 다리나 허리에 부상을 입기 쉽다고 한다.

다이빙캐치 할 때도 팔꿈치나 무릎이 깨지는 선수도 많아 부상이 우려된다. 선수들도 부상을 우려해 적극적인 수비를 꺼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단점이 있으면서도 인조 잔디는 점차 많아졌다. 그리고 88년에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지붕 참부 구장이 완성되었다. 즉 도쿄 돔의 완성이다. 자연 잔디에서 인조 잔디의 변화도 큰 변화였지만, 도쿄돔 출연은 그 때까지의 구장과 전혀 다른 개념이었다.

역시 돔구장의 매력은 어떤 날씨에라도 시합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이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무더운 날씨에서나 관계없이 같은 조건하에 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기본적으로 우천으로 연기되는 시합은 없다. 그 때문에 관객도 비 걱정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도쿄돔은 그 때까지의 야구장에 비하면, 엄청 깨끗한 구장이었다. 코라쿠엔 구장 때 구장 주위에 장외 마권장이 있어, 항상 빨간팬과 경마신문을 가진 아저씨들로 붐벼 있었다. 젊은 여성들은 접근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는데, 지금은 외관도 멋지고, 주변에 유원지등도 있어서 원만한 데이트 코스로서 바뀌었다.

야구 이외에도 콘서트, 전시회, 축제 등 여러가지 이벤트를 즐길 수 있어, 일년 내내 돈을 벌 수 있는 구장으로 변신했다.

이렇게 해서, 돔구장도 점차 많아졌다. 현재 주니치, 세이브, 다이에, 긴데쓰도 돔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세이브 구장은 원래 있던 구장에 간단한 지붕을 설치하고 싼 비용으로 돔구장을 만들었다.

주니치돔도 가동식 객석이 있어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 아메리칸 풋볼(NFL)도 할 수 있어 다목적 돔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다이에도 돔구장을 가지고 대성공했다. 10년전이라면, 퍼시픽리그는 세이브 이외에는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구단은 하나도 없었다. 다이에의 전신 난카이도 마찬가지.

그런데, 다이에가 후쿠오카로 옮겨 돔구장을 완성하자 세이브 인기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재작년까지 퍼시픽리그 관객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세이브를 앞지르고 작년과 올해, 다이에가 관객동원수로 퍼시픽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이것은 다이에 우승한데서 기인하기도 하지만 돔구장의 도움도 매우 컸다.

그런데, 긴데쓰는 홈구장을 돔구장으로 바꿨지만, 긴데쓰 돔구장을 찾는 관객은 굉장히 적다. 돔구장을 만들면 장점도 많이 있지만, 긴데쓰처럼 실패한 경우는 건설비도 만만치 않아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점점 돔구장의 건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아직 흙과 자연 잔디 구장이 남아 있다. 한신의 고시엔(甲子園)과 히로시마의 히로시마 시민 구장이 그것이다. 옛날에는 그리 특별할 게 없는 구장이었지만, 이렇게 인조 잔디 구장이나 돔 구장이 많아지는 가운데서 자연 잔디 구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두 구장은 이 시대에 그 존재가치가 높다.

특히 고시엔은 여름에는 고등학교 야구의 개최지로서 지금 이 모습 그대로 갈 것 같다. 또 고시엔 구장에서는 외야수가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화려한 플레이를 종종 펼쳐 야구의 참맛을 맛볼 수 있는 귀중한 구장으로 여겨왔다.

혹시 일본에서 야구를 볼 기회가 있으면, 고시엔과 도쿄돔에서 관람할 것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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