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부 부실채권 新재테크 수단으로 인기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金모(49)씨는 지난 7월 5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다가구주택의 6천7백만원짜리 담보부 부실채권을 2천3백만원에 샀다.
담보부 부실채권은 돈을 빌려 주면서 잡은 근저당 등이 부실화된 것이다.

같은 달 12일 이 물건은 1억4천4백만원에 제3자에게 낙찰됐고 金씨는 선순위 세입자 전세금 7천9백만원을 뺀 6천5백만원을 배당받았다.
불과 7일 만에 4천2백만원을 벌었다.

이처럼 담보부 부실채권을 매입, 수익을 남기는 것이 신종 부동산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이자와 달리 채권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대부분 투자금에 대한 회수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 거래규모.형태〓앞으로 10년 동안 거래될 담보부 부실채권 규모는 줄잡아 1백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터넷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텐 커뮤니티의 경우 지난 5월 이후 모건스탠리.골드먼삭스.론스타 등 외국계 투자회사로부터 2백억원어치의 담보부 부실채권 매각을 의뢰받아 이 중 1백20억원어치를 일반 투자자에게 팔았다.

이 부실채권은 이들 외국투자회사가 자산관리공사(KAMCO)로부터 사들였던 것. 외국회사들은 직접 경매에 참가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텐 커뮤니티에 중개를 의뢰했다.

또 이코넥스는 조만간 사이버 상에서 담보부 부실채권 거래를 시작한다.
이코넥스측은 개인과 기업들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담보부 부실채권을 의뢰받아 인터넷(www.ekonex.com)에서 경쟁입찰에 부쳐 매수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 장점.유의점〓이 채권을 매입한 사람은 보통 담보로 설정된 물건을 경매에 부쳐 투자금액을 회수하고 이 과정에서 추가수익을 올리게 된다.

직접 경매에 참여해 낙찰하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경매에 부쳐진 물건의 채권을 매입하면 투자금 회수기간이 짧고 금융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물건도 2백억~3백억원의 백화점.공장에서부터 수천만원대의 아파트.단독에 이르기까지 가격대별로 다양해 여윳돈에 맞게 투자할 수 있다.

채권 매매값은 예상 낙찰가격, 배당받을 수 있는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산정된다.

무조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매에서 계속 유찰할 경우 낙찰가가 낮아져 투자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철저한 권리 및 가치분석을 거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텐 커뮤니티 이충희 이사는 "평균적으로 연 20~30% 정도의 투자수익률을 예상하면 된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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