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 매출, 백화점 추월

중앙일보

입력

올 상반기 신세계 매출에서 할인점 이마트가 백화점 부문을 앞질렀다.

이마트의 상반기 매출은 1조2천7백억원에 달해 백화점 부문의 7천1백20억원보다 5천5백80억원 많았다.

국내 첫 할인점으로 1993년 문을 연 이마트가 7년만에 37년의 역사를 가진 백화점 부문을 앞선 것이다. 경상이익도 이마트는 올해 7백억원으로 백화점(3백억원)을 크게 앞설 전망이다.

할인점은 투자비가 적게 든다. 매장면적 3천평 규모의 이마트를 개점하는 데 3백억원이면 되지만 백화점은 1천5백억원 이상 들어간다. 백화점 하나 지을 돈으로 할인점 5개를 세울 수 있다.

평당 매출액이 가장 많은 점포를 기준으로 보면 백화점은 인천점이 3백70만원인데 반해 할인점은 이마트 가양점이 4백80만원이다.

백화점 부문 김진현(53)대표와 이마트 황경규(55)대표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 이마트는 사업 초기인 93년만 해도 부장급이 총괄했다.

金대표(한양대 요업공학과)와 黃대표(영남대 섬유공학과)는 공대 출신에다 삼성 공채 동기다. 승진도 나란히 해왔다.

金대표는 다음달 5일 신세계 강남점 개점을 계기로 재도약을 노린다.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마감재로 사용하고 프라다.구찌.크리스찬디올 등 명품 매장을 늘려 신세계백화점의 고급 이미지와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金대표는 "백화점이 사양산업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 이라며 "고객을 소득별로 세분화해 상품정보를 제공하는 고급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 고 말했다.

黃대표는 외국계 할인점의 공격적인 경영에 신경쓰고 있다. 외국계에 맞선 토종 할인점의 맏형으로 국내 시장을 지키려는데 부심하고 있다.

인구 20만명마다 이마트 점포를 개설해 2004년엔 전국에 75개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점포가 많아지는 만큼 구매력이 커져 운영비용이 줄면 동일상권에서 최저가격으로 판매하는 할인점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黃대표는 "식품의 비중을 40%로 높여 주부들이 일상생활에서 친밀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할인점으로 만들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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