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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환갑 - 이재오 생일 난 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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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실에서 정홍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이재오 의원

1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 이재오 의원실에는 꽃이 활짝 핀 양란이 도착했다. 리본에는 ‘생신을 축하합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박근혜’라고 적혀 있었다. 다음 날 박근혜 의원실에도 역시 꽃이 활짝 핀 양란이 들어왔다. 리본에는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국회의원 이재오’라고 쓰여 있었다.

 박 위원장과 이명박계 핵심인 이 의원이 2일 각각 ‘환갑(還甲·만 60세)’과 67세 생일(음력 1월 11일)을 맞았다. 당 안팎에선 두 사람이 교환한 난에 생일 축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이날 가동된 4·11 총선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활동과 연계해서다. 당에선 18대 총선 당시 ‘친박 학살 공천’의 배후로 지목됐던 이 의원이 ‘박근혜 공천위’로부터 어떤 선택을 받을지가 관심이었다. 당시 박근혜계가 대거 낙천하자 박 위원장은 이명박계를 겨냥해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배신감을 토로했었다.

 이번엔 정반대로 박근혜계가 공천권을 쥔 형국이 됐다. 게다가 ‘이재오·이상득 용퇴’와 ‘대통령 탈당 촉구’ 등 비대위원들의 공세에 이명박계의 경계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공천위원이자 박근혜계인 현기환 의원이 지난달 31일 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공정 공천’ 의지를 밝히고, 박 위원장이 생일 축하 난을 보내면서 ‘화합’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박 위원장이 이명박계라는 이유만으로 낙천시키는 공천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환갑 날 다른 메시지도 보냈다. 새 당명을 정하고, 미래희망연대와 합당을 마무리 지었다. 또 공천위원 10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용 그림을 그린다 할 때 쇄신 작업을 용이라 하면 공천 작업은 마지막 눈을 그려 넣는 화룡점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천위를 둘러싼 논란은 이날도 계속됐다. 전날 진영아 위원의 사퇴에 이어 서병문 위원이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던 일, 홍사종 위원이 도덕성 논란에 휘말린 일들이 불거져서다. 서 위원은 이날 “당시 중소기업들이 힘이 없는데 열린우리당이 집권당이어서 서러움을 받지 않기 위해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고 해명했다. 홍 위원도 논란에 대해 “그런 일 없다. 그쪽에 확인을 하시라”고 말했다. 공천위는 6~10일 총선 후보를 받은 뒤 16일부터 심사에 들어간다.

 정홍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첫 회의를 가진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공천은 정도(正道)로 가고 그에 대한 저항이나 반발은 뚫고 가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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