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뜬 한국 국적 첫 국제 크루즈 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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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취항한 최초의 국적 크루즈선 클럽하모니호 7층에 마련된 야외 수영장 모습. [송봉근 기자]

1일 오후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 한국 국적 첫 국제크루즈인 클럽하모니호에 올라 검색대를 통과하자 호텔과 비슷한 고급스러운 로비가 펼쳐졌다. 방 배정 후 짐을 풀고 창 밖을 보자 어느새 배는 항구를 떠나 바다로 나가고 있었다. 밖을 보지 않았다면 배가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선내는 안정감이 있었다. 객실은 3·4·5·7층에 모두 383개, 11.6(약 3.5평)~19.8㎡(약 6평)의 규모로 바다가 보이는 쪽과 보이지 않은 쪽으로 나뉜다.

 2~9층의 나머지 층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뷔페, 클럽, 바(Bar), 카페, 극장, 사진관, 병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크루즈를 ‘바다 위를 떠다니는 호텔’이라 부르는 이유다. 야외수영장·사우나&스파·헬스클럽·카지노·편의점도 있지만 시범기간이어서 아직 운영을 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은 다양했다. 바에서는 외국인 그룹 ‘빅 밴드’의 재즈 공연이 열렸다. 클럽에서는 ‘K-Girl’ 그룹이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등의 춤과 노래를 능숙하게 재연했다. 저녁식사 후에는 불꽃놀이도 펼쳐졌다. 이 중 밴드는 50대 이상, 걸 그룹은 30대 전후, 불꽃놀이는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패션업계에서 일한다는 오현영(38·여·서울)씨는 “외국과 한국의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크루즈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나비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이나 화려한 드레스로 갈아입고 저녁 식사나 각종 공연에 나타나기도 했다.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뉴욕 맨해튼에서 온 구혜란(60·여)씨는 “음식이나 각종 시설과 프로그램이 만족스럽다”고 승선 소감을 밝혔다. 10여 차례 크루즈 여행을 한 사진작가 강봉형(48)씨는 “하모니호는 외국 관광객이 한국 크루즈에 대한 인식의 척도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크루즈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객실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 연결이 힘들거나 비치된 구명조끼에 호루라기가 없는 경우도 있어 보완점으로 지적됐다. 하모니호 운영선사인 하모니크루즈 신재희(55) 사장은 “다음 달 16일 첫 운항까지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모니크루즈는 이날 한·일 양국의 여행사와 정부 및 자치단체, 문화·예술·언론인 등 500여 명을 초청해 1박2일간 부산 앞바다를 둘러보는 시범운항을 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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