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고독을 부드럽게 감싸줄 일본음악모음

깊고 투명한 하늘에 절로 탄성이 나오고, 시원한 바람결에 잊혀진 얼굴이 떠오르는 바야흐로 가을이다. 사랑과 낭만이 밝게 빛나는 만큼 그리움의 그림자도 긴 법. 서정적인 멜로디와 편안한 편곡이 계절의 고독을 부드럽게 감싸줄 일본 연주자들의 새 음반 3장을 소개한다.

■ 영혼을 어루만지는 맑고 투명한 울림
▶ 투명한 음악(透明な音樂)
/ S.E.N.S.

Forbidden Love
Moonlight Dream

신서사이저의 신비한 음향과 피아노, 때론 부드러운 보컬이 어우러진 '네오 클래식' 사운드로 지난 세기 일본 뉴에이지 음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센스의 베스트 앨범.

작곡과 신서사이저,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후카우라 아키히코(41)
와 피아노, 소프라노 보컬의 카츠키 유카리(44)
로 이뤄진 2인조 혼성밴드 센스는 88년 NHK 다큐멘터리〈실크로드 오브 더 시〉의 사운드 트랙으로 데뷔했다.

이후 TV드라마·다큐멘터리와 광고 음악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12년간 총 28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사랑받았다. 'Sound, Earth, Nature, Sprit'을 줄여 쓴 이름 센스(S.E.N.S)
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의 음악은 자연과 인간, 영혼과 음악의 조화를 음악의 기본 모토로 삼고 있다.

서정적인 피아노선율과 웅장한 스트링의 조화가 감동적인 '금지된 사랑(Forbidden Love)
'은 이들의 새천년 최신작. 금성무와 영화〈러브레터〉의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가 주연한 후지 TV드라마〈2000년의 사랑〉의 메인 테마로 쓰였다. 한국가수 강수지가 보컬을 맡은 영화〈이치겐상〉의 주제곡 '문라이트 드림'도 흥미롭다.

■ 팝으로 듣는 히사이시 조 히트곡
▶ Melody Blvd. / Joe Hisaishi

I Believe In You
Hush
Girl
Rosso Adriatico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히사이시 조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작곡가. 국내에서는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마녀배달부〉〈천공의 성 라퓨타〉〈이웃의 토토로〉〈붉은 돼지〉〈원령공주〉등의 사운드 트랙으로 사랑받았다.〈멜로디 불러바드〉는 조의 95년까지의 히트송을 팝 스타일의 편곡에 미국 가수들의 보컬로 담아낸 앨범.

"LA의 푸른 하늘과 바다를 음악에 담아내고자 노력했다"는 조의 표현대로 이 앨범의 가장 미덕은 원곡에선 느낄 수 없는 이국적인 매력이다. 영화〈물위의 방랑객(水の旅人)
〉의 주제가로 쓰였던 첫 곡 '아이 빌리브 인 유(I Believe In You)
'는 미국적인 느낌이 가장 강한 노래. 영화〈마녀배달부(魔女の宅急便)
〉의 수록곡 '허시(Hush)
' 역시 허스키한 보컬이 귀에 감기는 팝으로 변했다.

'걸(Girl)
'은 남녀의 '랄랄라' 코러스와 악기들의 조화가 절묘한 곡. 〈붉은 돼지(紅の豚)
〉의 테마 '로소 아드리아티코(Rosso Adriatico)
'는 모던 재즈 풍의 연주곡으로 재해석했다.

■ 일본 연주곡의 정수
▶ Miracle J / Japanese Instrumental

Sky Walker
Asayake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일본의 대표적인 연주곡들을 모은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98년부터 발매된 BMG〈미라클〉시리즈의 일본판이다. 앞서 소개한 히사이시 조와 센스를 비롯해서 다큐멘터리〈실크로드〉사운드트랙으로 일본 뉴에이지를 전세계에 알린 키타로, 국내에도 선풍을 일으킨 이사오 사사키, 류이치 사카모토와 신세대 피아니스트 후카다 교코 등 총 13명의 연주자가 등장한다.

뉴 에이지, 재즈, 록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보컬 없이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통해 일본 음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음반이다. '스카이 워커(Sky Walker)
'는 이사오 사사키의 히트작〈미싱 유(Missing You)
〉의 타이틀곡.

'아사야케(Asayake)
'는 79데뷔 이래 아시아 최고의 퓨전 재즈 밴드로 군림해온 카시오페아의 베스트 앨범에 수록된 곡. 드럼의 진행감과 힘있는 록 기타 선율이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