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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

중앙일보

입력

강호들의 탈락, 무명선수들의 반란...

본격적인 메달레이스에 접어 든 시드니올림픽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속출하면서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불과 1년전만 해도 세계챔피언이었던 선수가 초반 탈락하는가 하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무명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함박웃음을 짓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국이 금메달을 확신했던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눈높이)조는 8강전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나 참패를 당한 케이스.

중국의 장 준-가오링조는 세계랭킹 7위에 랭크돼 있긴 하지만 세계최강조를 제압할 정도의 기량은 아니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 우승짝인 리키 수바그자-렉시 마이나키조(인도네시아)도 8강에서 김동문-하태권(삼성전기)조의 덫에 걸려 탈락, 4년전 영광 재현은 꿈이었음이 증명됐다.

유도 남자 73㎏급에서는 지난해 세계대회 우승자와 96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모두 무명이나 다름없는 최용신(한국)에게 고배를 들었다.

99년 세계챔피언 지미 페드로(미국)는 1회전에서, 그리고 올림픽 2연패에 나선 나카무라 겐조(일본)는 승자 준결승전에서 각각 최용신에게 무릎을 꿇었다.

여자역도 58㎏급의 소라야 히메네스 멘디빌(멕시코)은 졸지에 신데렐라가 됐다.

애초 은메달만 따도 성공으로 여겼던 히메네스는 금메달후보 리성희(북한)가 시간초과로 기회를 한 번 무산시키는 등 어이없는 플레이가 겹쳐 행운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유도 48㎏급에서 우승했고 이번에는 52㎏급에 출전한 계순희(북한)가 준결승전에서 레그나 베르데시아(쿠바)에게 패한 것도 예상밖이었다.

무명의 반란과 강호의 탈락은 메달 열기가 더해 가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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