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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타인종 커뮤니티 '설날' 살펴보니…

미주중앙

입력

웨스트 민스터 리틀 사이공의 설날 축제인 텟 페스티벌은 해마다 10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남가주의 대표적 축제 가운데 하나다. 아래 사진은 텟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인들이 고전 무용을 선보이는 모습.?중앙포토?

'연말을 코 앞에 둔 11월에 설날을 맞는 이들이 있다?'

믿겨지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이슬람계 이민자들의 설날인 알히즈라(Al-Hijra)는 오는 11월 15일이다. 특이한 점은 이슬람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알히즈라가 해에 따라 열두 달 중 어떤 달에도 포함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기야 노래에도 나오듯 오늘(23일) 설날을 맞은 우리네 시선으로 보면 까치들은 한 해의 마지막날이 설날인 셈이다.

까치와 우리의 설날이 다르듯 다인종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미국엔 뉴이어스 데이(New Year's Day)와 음력 설(Lunar New Year) 외에도 다양한 설날이 존재한다.

설날을 맞아 타인종 커뮤니티의 다양한 설날에 대해 살펴봤다. 미국에 살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타인종들을 때로는 동네의 이웃으로 때로는 비즈니스 고객 파트너 직장 동료로 만나게 된다. 타인종에게 우리의 설날 풍습을 알리려는 노력도 그들의 설날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다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것이다.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선 음력 설이 대세

한인 중국 베트남계 커뮤니티에선 공통적으로 양력 설 외에 음력 설도 쇤다. 하지만 일본계 커뮤니티는 양력 설을 쇨 뿐이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음력 설을 없앴기 때문이다.

흔히 타인종들이 설날을 차이니스 뉴이어라 부를 만큼 중국계 커뮤니티의 설날 행사는 유명하다. 중국계 커뮤니티에선 설날이 되면 춘제(Spring Festival)란 이름의 축제를 벌인다.

남가주 전역의 중국계 커뮤니티에선 설날을 맞아 용의 모형을 앞세우고 퍼레이드를 하거나 크고 작은 축제를 연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설날 축제가 유명하다.

베트남계 커뮤니티는 해마다 설이 되면 텟(Tet) 페스티벌을 연다. '텟'은 설날을 뜻한다. 남가주 베트남계 커뮤니티의 총본산격인 리틀 사이공을 포함하는 웨스트민스터 가든그로브의 베트남계 주민들의 텟 페스티벌은 베트남을 제외하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베트남계 설 축제다. 이 축제는 매년 사흘 동안 열리며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27일부터 사흘 동안 열린다. LA 텟 페스티벌은 다음 달 4일과 5일 엘몬티에서 개최된다.

종교가 다르면 설날도 다르다

유대인들의 설날인 로시 하샤나(Rosh Hashanah.나팔절)는 양력으로 매년 9월말에서 10월 초쯤이다. 매년 날짜가 바뀌는 이유는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양력과 유대인들이 쓰는 월력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긴 뿔나팔 소리와 함께 회개의 기도로 한 해를 시작한다. 올해는 9월 17일이 설날인데 유대인들은 신년 전야인 16일 일몰시간부터 18일까지 로시 하샤나를 기념한다. 유대인들에게 로시 하샤나는 창조주가 아담을 만들어 천지창조를 마무리한 날이기도 하다.

앞서 밝혔듯 이슬람국가 출신 이민자들의 설날은 알히즈라이다. 이슬람교도들은 설날 축제를 열지 않고 유대인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스스로를 돌아보며 보낸다.

이란 이라크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 이민자들은 3월에 새해를 맞는다. 이란에서 사용되는 달력은 3월 중 1월 1일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설날의 명칭은 '노루즈'(Nowruz)이다. 노는 '새로운'이라는 뜻이며 루즈는 '날'을 뜻한다. 고대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은 노루즈를 국경일로 삼은 나라는 이란 이라크 외에도 아프가니스탄 알바니아 아제르바이젠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다수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있다. LA 코스타메사 어바인 등지에선 매년 페르시아(옛 이란)계 중앙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설날 축하행사가 열린다. 올해 노루즈는 3월 21일 저녁부터 시작된다.

불교가 국교인 태국의 설날 '송크란'(Songkran)은 매년 4월 15일이다. 하지만 LA 타이 타운에선 매년 4월 첫째 일요일에 송크란 페스티벌이 열린다.

힌두교도가 많은 인도계 커뮤니티의 설날은 디왈리(Diwali)이다. '리틀 인디아'가 형성된 세리토스에선 매년 빛의 축제라고 불리는 디왈리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행사엔 남가주 전역에서 1만명이 넘는 힌두교도들이 집결한다. 이 밖에 LA 노워크 등지에서도 행사가 열린다. 올해 디왈리는 11월 13일이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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