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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새끼 짬뽕’ 이정렬 판사도 타깃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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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자로 이뤄지는 단문의 공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트위터가 최근 뜨겁게 달아올랐다. 논란의 대상은 이정렬(43) 창원지법 부장판사.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이란 패러디물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던 바로 그 판사다.

‘석궁 테러’ 사건의 당사자이자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이정렬 판사도 위선자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어서 칭찬받았는데 이 판사는 내 교수확인 지위 소송에서 박홍우 판사랑 같이 재판했던 사람입니다. 박 판사가 말도 안 되는 판결을 할 때 ‘끽’ 소리 안 하고, 법원에 와서는 법원의 잣대로 해야 한다고 말하던 사람입니다.”

지난 16일 인터뷰가 보도되고 트위터가 들끓었다. “이정렬 판사도 위선자 소리 들을 만하더군요”란 글이 순식간에 올랐다. “이 판사님 언팔(unfollow·팔로어를 끊음)합니다. 당신에게 무지 실망했어요”란 글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한 이용자는 “박홍우 판사를 부장님, 부장님 하면서 옹호하는 글을 보면서 역시 끼리끼리 논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더군요”라고 적었다.

그러자 서기호(42) 서울북부지법 판사가 나섰다. 페이스북에서 ‘가카의 빅엿’이란 표현을 사용해 법원장으로부터 “신중하라”는 언질까지 받았던 판사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민사재판까지의 경과와 그 뒤 벌어진 석궁 형사재판을 구별하자는 취지임다. 영화 역시 후자에 초점 있고, 이정렬 판사님도 형사재판과 무관합니다. (후략)” 곧 이어 “석궁 사건의 형사재판은 그간 법원 재판에 대한 누적된 국민들의 불신이 작용한 듯. 이를 두고 사법부 전체에 대한 비난은 부적절하지만 저부터 쌍방향 소통 재판, 충분한 변론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라고 했다. 이 판사를 놓고 트위터는 갑론을박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 판사(@thundel)는 묵묵부답이었다. 김 전 교수의 민사재판 항소심 주심이었던 이 판사가 석궁 테러 사건 직후, “김 전 교수가 항소심 판결문을 봤더라면 (의구심이 풀려) 테러가 없었을 텐데”라고 했던 6년 전 언론보도만이 회자될 뿐이었다.

‘트위터 재판’을 당하게 된 것은 이정렬 판사만이 아니었다. 김 전 교수가 인터뷰에서 이상훈(56) 대법관도 함께 지적한 게 발단이 됐다. “서울고법 민사재판(김 전 교수의 교수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이 원래 이상훈 판사 담당이었는데 법대로 판결했다가는 내가 이기니까 4개월 동안 놀고 있다가 다른 곳으로 도망가 버렸다”는 그의 발언은 빠르게 트위터에서 전파됐다.

이 대법관은 이미 지난해 말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출연자인 정봉주(52) 전 민주당 의원의 사건을 맡아 징역 1년의 원심 확정판결을 내린 것으로 트위터에서 공격을 받았었다. 여기에 우연찮게도 김 전 교수의 사건 피해자인 박홍우(60) 의정부지법원장이 정 전 의원의 항소심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박 법원장에겐 비난이 갑절로 몰렸다. 영화 한 편과 정 전 의원의 사건이 교차되며 ‘김명호 전 교수 사건→박홍우→이정렬→이상훈, 정봉주 전 의원 사건→박홍우→이상훈’의 순으로 트위터에서 바람몰이가 이뤄지고 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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