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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미술관 여성관장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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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립현대미술관에 첫 여성 관장이 탄생했다. 1969년 개관 이래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정형민(60) 서울대 미술관장을 제18대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임명했다. 임기 2년.

 이로써 3대 국공립미술관·박물관장 모두가 여성이 됐다. 지난해 2월 김영나(61)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이어 12일에는 서울시립미술관장에 김홍희(64)씨가 선임됐다.

 정 신임관장은 이화여고와 미국 웰슬리 대학을 나와 93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정일영(86) 전 외무부 차관의 차녀로, 프랑스·스위스 대사 등을 역임한 아버지를 따라 유럽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연구원으로 있었고,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감독(1999∼2001)을 역임했다. 94년 이래 서울대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6년부터 이 대학 미술관장을 지냈다.

 정 관장은 ‘앤디 워홀’ ‘인도현대미술’ ‘근대 일본이 본 서양’‘장욱진’ 등 굵직한 전시를 이끌었고,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과정 및 어린이 미술학교 등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돌연 사퇴한 배순훈(69) 전 관장이 대우전자 회장 출신 ‘CEO 관장’이었다면 이제는 전문가 관장 시대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관장은 본지 통화에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기관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된 만큼 열심히 하겠다”며 “내년 개관 예정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성공적으로 완공하고, 덕수궁미술관 등 각 분관의 기능을 특성화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무대에 한국 미술을 알리는 것, 그리고 미술을 통해 국내에 해외 문화를 소개하는 것 모두 역점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엔 10명이 참여했으며, 최종 3인에 유희영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이화여대 명예교수)과 이두식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홍익대 교수)이 포함됐다.

 문화부는 “정 관장은 미술이론에 밝고 미술관장을 역임하면서 행정력도 쌓았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을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으로 도약시킬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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