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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고유 생물 활용땐 로열티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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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심무경 청장

“해국이란 식물은 이제 전체 유전자 정보를 한국이 장악하게 됐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이 그동안 펼쳐 온 독도 생태계 조사를 통해 독도에 자생하는 해국의 유전체 지도를 세계 최초로 최근 완성했다. 심무경(54) 청장은 “곧 해국의 유전체 지도를 세계유전자정보은행(NCBI)에 등재하면 환경 분야에서 독도 영유권을 하나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해국은 총 119개의 유전자다. 한국과 일본에만 서식하는 해국은 그동안 개별 유전자를 등록한 사례는 있었지만 전체를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향후 해국에 대한 권리 행사나 생물의 유전적 활용을 선점하게 됐다. 또 미기록 생물 11종도 찾아냈다.

 대구·경북을 관할하는 대구환경청은 2007년부터 해마다 독도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다. 독도 생물은 현재까지 총 632종이 확인됐다. 대구환경청은 이 가운데 조류 15종, 곤충 37종, 해양무척추동물 33종 등 모두 85종을 발견하기도 했다.

 심 청장을 통해 이 사업의 의미와 지역 환경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지난 9일 취임한 심 청장은 환경부에서만 30년을 보낸 ‘환경맨’이다.

 - 대구환경청이 독도 생태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독도는 울릉도에서 90㎞ 이상 떨어져 있어 생태계가 육지는 물론 다른 섬들과도 크게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독도에만 있는 고유종을 찾는 노력은 그래서 필요하다. 고유종은 등록하면 활용될 경우 로열티를 받을 수도 있다. 생물 주권을 확보하는 길이다.”

 - 낙동강 살리기사업으로 세계적 희귀종인 흑두루미·재두루미의 중간 기착지 구미 해평습지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최근 개체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두루미가 쉬어가는 낙동강 모래톱이 많이 줄어들고 물에 잠기고 있다. 사업시행자, 해당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 일부 자치단체는 낙동강변에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 놓고 있는데.

 “그렇게 추진된다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가 될 지 규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 18홀 정도가 되면 사업시행자가 대구환경청의 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 평가 두 절차를 모두 거치게 된다.”

 - 낙동강 상류지역에 구제역 매몰지가 많이 있다. 환경부가 침출수 유출 위험성을 발표했는데.

 “대구환경청은 매몰지의 침출수가 지하수나 토양에 미칠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해만 매몰지 1100여 곳을 2000차례 이상 조사했다. ”

 - 앞으로 중점을 둘 사업은.

 “첫째는 낙동강의 수질이다. 보가 완공되면 담기는 물이 상수원으로도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 독도 생태계는 물론 산양 등 멸종위기종의 유전자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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