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정동영(사진) 상임고문이 4·11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부산 영도 출마도 고려했으나 당내외의 반발이 심해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오전 정 고문은 현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쇄신과 공천혁명의 기폭제가 되고자 전주 불출마를 결심했다”며 “부산 영도나 서울 강남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밤 11시쯤엔 민주통합당 김비오 부산 영도 지역위원장에게 “영도에 출마하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전화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 영도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야권연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정 고문의 영도 출마설이 나오자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등에선 “정 고문이 출마하면 총선연대 자체를 재검토할 수 있다”며 일제히 부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정 고문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영도를 야권 후보 단일화 지역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서울 강남을 출마에 무게를 뒀다. 강남을은 대치동이라는 부촌 이미지와 함께 판자촌인 구룡마을이 섞여 있어 정 고문이 승부수를 던져볼 만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당 지도부가 강남을 이외의 지역을 정한다면 그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천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에선 ‘호남 물갈이’ ‘중진들의 적진 출마’ 등 인적 쇄신 압박이 거셌다. 김부겸 최고위원은 지도부 경선 때 “손학규·정동영·정세균 등 대선주자들은 서울 강남 등 한나라당 강세 지역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당내에선 쉬운 지역구에 안주하려는 모습을 보인 정 고문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