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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사람] 김원옥 청운카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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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청운카 김원옥 사장과 아들 건희씨. [조영회 기자]

천안시 성남면사무소에서 수신방향으로 500m 정도 가다 보면 ‘청운카’라는 카센터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카센터지만 청운카엔 특별함이 있다. 도심에 있는 카센터는 아니지만 10년 넘게 찾아오는 단골 고객이 많다.

청운카를 운영하는 김원옥(52) 사장은 경력 32년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군대를 다년 온 뒤 자동차정비학원을 다녔고 이후 자동차정비업체 직원으로 일한지 7년 만에 병천에 조그만 카센터를 열었다.

 장사가 시원치 않아 내놓은 카센터를 인수했지만 그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열심히 배우고 익힌 실력도 자신했지만 양심껏 성실하게 일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10여 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카센터를 운영한 결과 중심상권인 신부동에서 카센터를 열만큼 점점 단골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과감히 도심을 떠나 성남면에 청운카 문을 열었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조그만 땅을 사, 말 그대로 ‘내 가게’를 차린 것이다.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지역이었지만 그동안 고객과 쌓아 온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부품이니 고쳐서 다시 사용하면 된다”는 김 사장을 찾아 성남면까지 찾아왔다. 앞뒤 설명도 없이 “부품을 교체하라”는 불친절한 정비업체를 경험해 본 고객이라면 더더욱 김 사장을 찾아 먼 길을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요즘 아들 건희(22)씨와 함께 일한다. 군대에 다녀 온 건희씨는 공주대학교 자동차학과 2학년 복학을 앞두고 있다. 건희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청운카를 물려받아 가업을 이을 계획이다.

 건희씨는 “어릴 적부터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자동차학과 진학을 결정했다. 1학년 마치고 군대에 갔기 때문에 아직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르침 덕에 학교 공부도 잘 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도 카센터에 나와 일을 돕지만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하시는 걸 보지 못했다. 책임감 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남자로서 멋있다는 생각을 자주했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고객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김 사장은 “아버지 뒤를 이어 가업을 잇겠다는 자식이 있어 행복하다. 기술인으로서 실력을 쌓는 건 기본이고 돈 보다는 고객과의 신뢰를 먼저 생각하는 아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041-554-0823

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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