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와 광우병 관련 단백질 구조 유사해"

중앙일보

입력

알츠하이머병과 광우병(狂牛病)을 일으키는데 관여는 단백질들의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중국 텐진(天津)에 있는 난카이대학의 양치밍 박사팀은 최근 미국화학협회 제220차 학술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문제의 단백질이 분리될 수 있을 경우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약물개발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우병을 비롯 사람에게 발생하는 크루츠펠트-야콥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병은 흔히 프리온 질환(prion disease)으로 불리며 프리온 단백질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함으로써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박사팀은 컴퓨터 모델을 사용, 광우병 유발에 관여하는 프리온 단백질과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두 물질 사이의 아미노산 패턴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경우 모두 환원성 아미노산 뒤에 세 개의 비환원성 아미노산이 뒤를 잇는 공통된 패턴을 보였다는 것.

이번 연구를 주도한 양 박사는 이러한 분석결과는 알츠하이머병과 프리온 질병사이에 분자수준에서 공통된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환원성 아미노산은 다른 유형의 아미노산에 비해 유해산소인 유리기(遊離基, free radicals)에 의해 손상을 입을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유리기는 짝을 이루지 않은 전자를 함유, 매우 높은 반응성을 나타내는 분자물질로 정상적인 인체는 유리기를 제거하는 기작을 갖고 있으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게 된다는 것.

이로인해 체내에 과량의 유리기가 축적되면 단백질분자에 손상이 일어나게 되고 손상을 입은 단백질은 정상적인 기능을 나타내지못함으로써 질병이 생기게 된다.

보통 단백질은 특이한 3차원 구조로 돼있다. 정상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단백질은 원래의 3차원 구조를 구성하지 못해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과 프리온 질병의 경우도 인접한 환원성 아미노산이 단백질 플라그(protein plaques)를 형성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 박사는 비록 알츠하이머병과 프리온 질병이 비슷한 기작으로 시작되기는 하지만 진행 양상은 서로 다르다면서 이런 이유로 알츠하이머병은 프리온 질병에 비해 훨씬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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