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펜티엄 4, 펜티엄 III 보다 속도 느리다

중앙일보

입력

앞으로 나올 인텔의 펜티엄 4 칩은 속도가 빠를 것이다. 하지만 펜티엄 III보다 더 빠를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오히려 더 느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주 펜티엄 4 프로세서에 관한 많은 세부사항들을 새로 공개한 인텔은 이 칩이 강력한 PC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엔진이 될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 개발자 포럼(Intel Developer Forum, IDF)에 참석한 애널리스트들은 “펜티엄 III 속도가 더 빠르다면 어째서 펜티엄 4가 더 비싼가”라며 강한 의문을 품고 있다.

인텔은 IDF에서 두 가지의 생산 전단계 시스템을 사용해 실시간 비디오 영상 및 3D 그래픽 지원을 포함한 펜티엄 4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과시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포트(Microprocessor Report)의 스티브 라입슨 편집장은 “아무리 빠르게 작동하는 칩이 있다 해도 1.5GHz 펜티엄 III 칩만큼 빠른 것은 없다. 기존 펜티엄 III는 1.13GHz의 속도를 자랑, 속도면에서는 최고”라고 말했다.

4분기에 출시 예정인 펜티엄 4는 더 빠른 클럭 스피드를 보장한다. 내년 초엔 1.3GHz, 1.4GHz, 1.5GHz로도 출시될 전망이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펜티엄 4가 펜티엄 III보다 빠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실, 동일한 클럭 스피드를 지원하는 펜티엄 III 칩과 비교할 때 펜티엄 4는 최고 20%까지 낮은 속도로 작동할 것이라는 게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주장이다.

비록 클럭 스피드로 실행 속도를 2~3배 향상되기는 힘들지만, 펜티엄 4의 성능을 상당히 높여줄 것은 분명하다.

더 좋긴 하지만 더 빠르진 않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펜티엄 4가 펜티엄 III에 비해 다른 이점들도 갖고 있다고 한다.

즉 개선된 FPU(Floating Point Unit)와 SSE2라 불리는 일련의 새로운 멀티미디어 명령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 SSE2는 칩이 멀티미디어를 병렬로 처리하도록 해줌으로써 실행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이다.

아직까지 펜티엄 4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는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이는 또 다른 성능을 요구한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펜티엄 4 아키텍처 및 SSE2 명령 셋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시작하면 이런 상황은 변화될 것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포트의 라입슨에 따르면, 인텔은 현재 주된 제조 기술인 0.18 마이크론 디자인을 최적화하는 대신, 펜티엄 4 디자인이 차기 프로세스 단계인 0.13 마이크론 기술을 훨씬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머큐리 리서치(Mercury Research)의 책임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파이버스는 이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20~200%까지 속도가 빨라진 칩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워드 프로세서 업무에 사용하기 위해 펜티엄 4 시스템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성능 향상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파이버스에 따르면, 하이엔드 그래픽용으로 이 시스템을 사용할 소비자들은 상당한 속도의 개선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인텔이 오디오/비디오 사용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격은 두 배

보통 900~1000달러 수준의 PC를 구입하는 대부분의 구매자가 e-메일을 쓰기 위해 새로운 칩을 사용하려면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다.

파이버스 같은 애널리스트들은 RDRAM(Rambus dynamic RAM)을 갖춘 펜티엄 4 시스템이 최소한 2000~2500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버스는 초창기에는 이런 가격도 납득할만한 것이라며 “오늘날의 시장구조를 보면, AMD조차도 하이엔드 칩을 수십만 개씩 출시하지는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칩의 크기는 217 평방 미터라고 한다. 이는 펜티엄 III 칩의 거의 두 배나 되는 크기다. 애널리스트들은 제조능력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인텔이 0.13 마이크론 제조 공정을 완성할 때까지는 펜티엄 4를 대량으로 생산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한다.

인텔의 앨버트 유는 펜티엄 4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출시된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가격은 떨어질 것이다. 이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RDRAM이 핵심

유는 펜티엄 4의 가격이 RDRAM 때문에 더 비싸지겠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이 펜티엄 4를 선택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이 칩의 가격은 RDRAM 공급자들에 따라 좌지우지 된다. 우리는 이 문제를 놓고 RDRAM 공급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SDRAM(Synchronous dynamic RAM)에 부가된 약간의 프리미엄은 괜찮지만 RDRAM의 프리미엄은 그렇지 않다. 프리미엄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유는 인텔이 램버스를 선택했던 까닭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새로운 플랫폼을 내놓을 때, 가능한 한 최고의 성능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펜티엄 4에 RDRAM이 붙으면 최고의 성능이 될 거라고 믿는다”

이어 “내가 만약 소비자의 한 사람이라면 몇 백 달러를 더 주고 더 흥미로운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펜티엄 III 칩이 한 동안 시장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한다.

만인을 위한 것

유가 파악하는 것처럼, 펜티엄 4는 인텔의 하이엔드 생산라인을 차지할 것이고, 펜티엄 III는 여전히 주류로 남게 될 것이며, 밸류 PC용으로 만들어진 인텔의 셀러론 칩은 로우엔드 시장을 겨냥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먼저 펜티엄 4를 채택하겠지만 기업들은 펜티엄 4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펜티엄 III을 고수할 것 같다.

펜티엄 4의 크기는 펜티엄 III보다 크다. 따라서 좀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위한 여유공간을 갖고 있다. 펜티엄 III이 2800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수용하는데 비해 펜티엄 4는 4200만 개를 수용한다.

인텔은 펜티엄 4의 레벨 2 캐시 크기가 256KB가 될 것이며 400MHz 시스템 버스를 갖출 것이라고 공개했다. 시스템 버스는 메모리 같은 PC의 I/O 서브시스템과 칩 사이에 통로를 제공한다.

IDF에서 인텔은 1.4GHz, 1.5GHz로 작동하는 칩 버전을 시연해 보였다. 유는 지난 22일의 기조연설에서 2.0GHz 펜티엄 4도 선보였다.

새로 나올 칩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한 이번 시연 발표에서 1.5GHz 칩을 갖춘 펜티엄 4 시스템에서 시작해 특별한 냉각과정 없이 2.0GHz 클럭 스피드로 올렸다. 펜티엄 4는 2001년 하반기나 돼야 2.0GHz 속도를 지원할 전망이다.

무스탕 프로세서 코어를 가진 AMD의 애슬론 칩을 바로 옆에 두고, 펜티엄 4는 어떤 성과를 올릴까? 이에 대해 라입슨 편집장은 “대답하기에는 너무 때가 이르다”고 말한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포트나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테스트할 칩을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