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 유일한 아마추어 투수 정대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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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쿠바.유럽, 어느 나라와 상대해도 자신있습니다."

프로 선수들로 짜여진 올림픽 야구대표팀에 낯선 이름이 눈에 띈다. 아마추어로서 유일하게 발탁된 우완 투수 정대현(22.경희대).

일반인에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완 정통파 조용준(연세대)과 함께 대학 야구 마운드를 대표하는 쌍두마차다.

북미와 호주 등 '메이저리그 스타일' 의 야구를 하는 국가에선 드문 언더 핸드 투수라는 점 때문에 쟁쟁한 선배 프로들을 제치고 선발됐다.

정은 몇차례 세계 무대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호주에서 열린 대륙간컵 대회에서 네덜란드.호주.쿠바전에 등판, 17과3분의1이닝 동안 단 2실점만 내줬다. 올초 대만에서 펼쳐진 5개국 친선대회에서도 호주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다.

정은 고3 때인 1996년 봉황대기 전국대회에서 다섯경기에 등판, 4승을 올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최우수 선수(MVP)와 최우수 투수상을 휩쓸었다.

정의 최고 직구 속도는 1백38㎞로 빠르지 않은 편. 그러나 '컴퓨터 제구력' 을 바탕으로 한 싱커와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질은 타자를 곤혹스럽게 한다. 유연한 동작으로 체력 소모도 많지 않아 완투 능력도 갖췄다.

반면 지나친 유인구로 볼 카운트를 어렵게 끌고 간다든지, 느린 셋 포지션과 미흡한 수비 능력 등은 보완해야 할 점이다.

"처음에는 기뻤지만 이젠 책임감이 느껴진다" 는 그가 올림픽에서 '잠수함' 돌풍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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