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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어깻죽지 아픈 오십견, 섣부른 스트레칭 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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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일러스트=강일구

잠자리에 누운 어머니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이고, 어깻죽지야”를 연발한다면 어깨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어깨는 우리 몸에서 운동범위가 가장 큰 관절이다. 360도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고, 손으로 하는 다양한 동작에 모두 반응한다. 쉽게 충격을 받거나 불안정해지기 쉽다.

 팔·등·목 부분과 이어져 관절과 힘줄·근육이 지나가는 통로이다 보니 다양한 퇴행성 질환도 쉽게 발생한다. 어깨가 얼어붙은 것 같은 증상의 ‘오십견’, 어깨 힘줄이 늘어나거나 찢어진 ‘회전근개 질환’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어깨 관절을 연결하는 힘줄에 염증이 생겨 돌처럼 굳어지는 ‘석회성 건염’이나 팔뼈 상부에 파인 홈을 따라 어깨 관절로 들어가는 부분에 염증이 생긴 ‘이두건염’도 어깨 질환에 포함된다.

 또 어깨 관절은 근육·관절·인대 등 다양한 부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디가 문제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기 힘든 이유다. 이 때문에 무조건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거나 이런저런 속설에 귀를 기울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어깨 관절이 아픈 것 같다면 꼭 두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어깨 질환은 잠자리에 누우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이른바 ‘올빼미 형’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목 디스크가 원인이 되는 어깨 통증과는 구분된다. 어깨 관절과 근육은 평소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어깨 관절이 있는 공간이 넓어져 통증을 줄인다. 하지만 반대로 누운 자세에서는 이 공간이 좁아져 통증이 심해진다. 만약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진다면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바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둘째, 어깨 질환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섣불리 스스로 진단하거나 운동을 통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병원 방문을 미루다가 병을 더 키울 수 있다. 스트레칭이 중요하다는 속설만 믿고 팔을 돌리는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위험하다. 근육이나 인대가 끊어지는 불상사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정현우 과장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단순 X선 검사나 초음파, MRI(자기공명영상장치)진단이 필요하다. 인대가 끊어지는 등 중증이 아니라면 비수술 요법이 우선된다. 간단한 주사요법인 인대증식치료나 약물· 물리치료만으로도 초기에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만약 증상이 심하고 회전근개 파열 같이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1㎝ 이하의 최소 절개를 통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직접 확인하면서 치료한다. 2~3일 입원치료로도 후유증이 거의 없이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정현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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