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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공약 실천 가능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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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첨단교통
올림픽수송연구 센터장

지난해 7월 7일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유치한 2018 겨울올림픽은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된다.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참가하는 모든 선수단 및 올림픽 패밀리, 미디어, 관중에게 안전하고 편안하며 친환경적인 시설과 서비스를 공급해 줘야 한다. 특히 겨울이라는 상황에 맞춰 이를 제공해야 한다.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수송(교통) 체계다.

 이 중 요즘 쟁점이 되고 있는 한 가지 문제를 짚어 본다. 바로 주 공항인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의 철도 수송시간이다. 유치위원회는 유치 경쟁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68분의 수송시간을 제시했다. 이는 경쟁 상대인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가 경기장 시설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공항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제안이었다. 인천공항과 약 240㎞ 떨어진 평창이 불리한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다소 무리하게 제안을 했다고 한다. 시속 200㎞의 평균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고속열차로 계산하면 나오는 수치다. 이는 정부가 IOC에 확약증명서 제출로 2017년 완공을 약속한 원주~강릉 고속화철도(최고속도 시속 250㎞)에 근거했기 때문이다.

 유치 결정 이후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이에 대한 실현 방안을 몇 가지 대안으로 검토해 봤다. 기존 인천공항철도 및 경의선 등에 원주~강릉선을 연결하거나 제2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일부 구간을 조기 건설하는 것 등이다. 물론 수송시간을 줄이는 데는 많은 재정 부담이 뒤따르는 게 사실이지만 목표 달성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선택의 문제다. 아직 섣부른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평창은 유치 과정에서 경기장·숙소·선수촌 및 수송 분야 등 건설 부문에서 7조원 이상의 투자확약증명서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름으로 IOC에 공식 제출했다. 여기에 약 3조9000억원이 소요되는 원주~강릉 고속화철도 건설이 이미 포함돼 있다.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약속이다. 수송시간의 경우는 시설 투자 확약 증명 약속과는 좀 다를 수는 있다. 그래도 우리가 목표 달성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향후 개최 준비 과정에서 IOC와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이다.

 이제 유치 과정에서의 약속을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약속으로 꼼꼼하게 점검해 수정·보완할 때다. 전 세계를 향한 약속의 실천과 올림픽 이후 강원도와 평창의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첨단교통·올림픽수송연구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