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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음성, LG는 손짓 … TV 몸으로 조종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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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전자의 55인치 OLED TV. 기존 LCD TV보다 얇고 화질도 더 선명하다.
삼성전자가 10일 개막하는 CES 2012에서 공개할 PC용 모니터. 스마트TV로도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구글은 TV용 운영체제(OS)인 구글TV 2.0을 선보였다. 소니·로지텍과 손을 잡고 스마트TV인 ‘구글TV’를 선보인 지 1년 만에 OS를 업그레이드해 내놓은 것이다. 구글뿐만이 아니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등극한 애플 역시 올해 아이TV를 출시할 전망이다. 전통 가전업체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TV 시장에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앞다퉈 진입하는 이유는 뭘까.

 10~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 그 답이 있다. 각종 가전제품이 총출동하는 CES에서 단연 주목받는 제품은 TV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정 내 가전제품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될 때 어떤 제품이 모(母)가전이 될까’ 하는 문제가 전자업계의 화두다. 그 허브로서 TV의 잠재력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사실 TV와 함께 허브로 경쟁하던 PC는 그 자리를 모바일 기기(휴대전화와 태블릿PC)에 넘겨줬다. 그러나 PC와 달리 TV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거실 한복판에 있는 데다 작동이 쉽고 사용시간 역시 다른 제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CES 2012에서 구글은 지난해 개발한 구글TV 2.0을 탑재한 TV를 내놓는다. 구글TV는 2010년 9월 또 다른 국제가전박람회 베를린 IFA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구글은 소니·로지텍을 통해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재미를 보진 못했다. 검색과 화면 메뉴가 다소 복잡하고 콘텐트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보안해 업그레이드한 게 구글TV 2.0이다. 특히 이번엔 TV 시장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와 손을 잡는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TV업계 강호인 종합가전업체들은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지난해 3분기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TV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섰을 정도다. 이들은 강력한 하드웨어로 시장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TV의 핵심 하드웨어는 디스플레이다. 올해엔 50인치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선보이게 된다. 세계 최대 크기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로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두께가 얇고 잔상 효과가 적어 더 선명하다. LG전자는 이미 55인치 OLED TV 출시를 예고했고, 삼성전자 역시 같은 크기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고화질(HD) TV보다 화질이 4배 뛰어난 UD(초고화질) TV도 이번 CES의 볼거리다. LG전자는 84인치 UD TV를 공개하기로 했고, 삼성은 70인치대 UD TV를 내놓을 전망이다. 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도 앞다퉈 UD TV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들 업체가 하드웨어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TV, LG는 동작인식 기능을 갖춘 리모컨을 필두로 소프트웨어 부문 경쟁력을 강화했다. 휴대폰업체 에릭슨과의 합자회사인 소니에릭슨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로 한 소니는 TV·노트북·태블릿PC·휴대전화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포(Four) 스크린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눈여겨봐야 할 업체다. PC뿐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든 스마트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만능 OS를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바로 ‘윈도8’이다.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에 밀려 제대로 힘 한번 못 써본 MS가 윈도8로 PC OS 시장에서의 명성과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MS는 “회사의 신제품 발표 시점과 CES 개최 시기가 맞지 않는다”며 올해를 마지막으로 CES에 더는 참여하지 않기로 해 더 주목받고 있다.

 가정용 가전제품들의 진화 역시 CES의 주요 키워드다.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 매니저’가 대표적이다. 냉장고가 문에 달린 LCD 창을 통해 보관 중인 식품의 종류와 위치·수량·보관기간 등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이들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의 조리법까지 제공한다. 소니는 ‘포스크린 전략’으로 통합될 네 가지 기기에 소니의 음악·영화 콘텐트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미국 가전제품제조자협회(CEA)가 1967년부터 해마다 1월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다. 처음엔 TV 등 가전제품 중심이었으나 최근엔 PC·모바일 기기 분야까지 망라하는 종합 전자전시회로 커졌다.

2012 CES 4대 관전 포인트

1. 구글과 삼성·LG의 ‘TV 전쟁’

소프트웨어 강점 내세운 ‘구글TV’의 도전, 하드웨어 기술력 앞선 삼성·LG의 신형 스마트TV 공개

2. 더 얇고 선명한 디스플레이

LCD보다 얇고 잔상 적은 OLED TV 경쟁, 고화질 HD TV 보다 네 배 선명한 UD(초고화질) TV 첫 공개

3. ‘윈도8’ 앞세운 MS의 권토중래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구글에 완패한 MS, 어떤 디지털 기기에나 쓸 수 있는 ‘윈도8’ OS로 역전 노려

4. 더욱 똑똑해진 냉장고·에어컨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 가능 한 ‘홈 가전 자동화 시스템’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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