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지구촌의 귀빈' IT인력을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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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숙달된 정보기술(IT)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이 특히 비상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되고 있는 인력난도 문제지만 장기적으로도 우수한 IT 인력의 확보 없이는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 IT인력 얼마나 부족한가〓미 정보기술협회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IT 인력 수요는 1천1백61만명이다.

올해 추가로 필요한 인력 1백60만명 가운데 85만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IT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유럽의 올 IT 인력 수요는 1천42만명이며, 연말까지 최소한 1백24만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

올해 일본은 20만명, 캐나다는 5만여명, 호주는 3만명의 인력이 각각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 인도로 달려가는 선진국들〓지난 20일부터 8일간의 일정으로 남아시아 4개국 순방에 오른 모리 요시로(森喜郞)일본 총리는 3일을 인도 방문에 할애했다.

그는 인도 방문 첫날인 22일 바지파이 총리와 함께 인도의 실리콘밸리격인 방갈로르로 향했다.

모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인포시스와 위프로 등 메이저 IT 업체들과 접촉, 인력 및 기술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일본 재계는 오는 10월과 내년 1월 두차례에 걸쳐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인도에 파견, 우수 IT 인력을 유치키로 했다.

지난 5월 방갈로르를 찾은 독일의 피셔 외무장관은 IT 기술자들을 향해 "여러분의 전문기술을 절실히 원하며 2만명에게 취업비자를 우선적으로 발급해주겠다" 며 노골적인 구애에 나섰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지난 3월 미국 대통령으로는 22년만에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남부의 IT중심지 히데라바드를 찾아가 인도 기술자에 대한 취업비자 특혜를 약속하기도 했다.

인도에 대한 구애 행렬에는 한국도 끼여 있다.

동양애드컴은 세계적인 IT 인력 교육기관인 인도의 앱텍과 손잡고 인도의 IT 인력을 수입할 계획이다.

비자를 받는대로 한달내 10명을, 조만간 50여명을 데려올 예정이다. 올 11월에는 앱텍과 함께 IT 인력교육센터를 설립해 2백40여명의 고급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성공회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인도에 학생을 1년간 파견, 교육하는 '인도창구 프로그램' 을 지난 3월 시작했다.

1기 지망자 24명의 학생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전자상거래.멀티미디어 등 세 분야로 나뉘어 앱텍에서 9개월간 강의를 받고 현지기업에서 3개월간 인턴십을 거치게 된다.

◇ 다양한 제도적 지원〓미 상무부는 98년부터 'GO4IT' 라는 IT 인력 육성.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3년간 14만여명의 외국 인력에 취업비자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특히 인도의 기술자에게 한해서는 취업비자 발급 한도를 20만명으로 늘리기까지 했다. 회사의 고용주가 IT 교육에 지불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법인세 감면 혜택도 준다.

일본 정부는 외국의 IT 기술인력에 한해 입국심사 기준을 대폭 완화키로 했다.

10년 이상의 실무경험을 갖고 있는 외국인에게 유효기간 3년의 취업비자를 발급하고 있는 현재 규정도 보다 탄력적으로 고치겠다고 했다.

유럽도 올초 e-유럽 계획을 발표, 제도적인 지원에 나섰다. 청소년들에 집중적인 IT 교육을 실시한다는 게 주내용이다.

이를 위해 2002년까지 유럽내 3만2천여개 각급 학교를 인터넷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독일은 외국인 기술인력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비자를 발급키로 했다.

이스라엘은 국방군(IDF)의 핵심기술인력 양성소인 통신대의 인력을 국가의 IT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해 관심을 끌고있다.

통신대는 매년 이스라엘 전역의 고교에서 컴퓨터 실력이 출중한 고교생 3백~4백명을 선발, IT교육을 시키고 있다.

정부는 통신대 졸업생들이 군 복무 후 곧바로 IT업계에 취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유전공학 개발기업인 컴퓨겐 창업자인 모르 아미타이 등 이스라엘 IT 핵심 인력의 절반 이상이 통신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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