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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EV·SM3 ZE … 전기차 양산시대 막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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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지난해 12월 공개된 기아차 레이 EV(전기차)는 올해 말까지 2500대를 생산해 정부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한번 충전해 139㎞를 갈 수 있다.

2012년 임진년은 전기자동차가 ‘용’처럼 거리를 질주하는 원년이다. 르노삼성 자동차의 준중형 고속전기차 ‘SM3 Z.E.’가 새해 첫 달 정부 납품을 준비 중이고, 곧이어 기아차 ‘레이EV’가 정부 등 공공기관 판매를 시작으로 민간에까지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2010년 기아차가 고속전기차 ‘블루온’을 공공기관에 납품한 게 시초였지만 250대 한정 제작이었다. 그 전에는 골프장 카트 수준의 저속 전기차들이 잠시 눈에 띄었을 뿐이다.

 실제 12월 22일 공개된 기아차 레이EV는 대량 양산의 목적으로 개발된 첫 전기차다. 양웅철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은 “이번 레이EV는 전기차를 위한 부품을 국산화하고 모듈화해 일반 차량처럼 공장 생산 라인에서 차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말까지 2500대의 레이EV를 생산해 정부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레이EV는 기존의 박스카인 ‘레이’에 50㎾ 전기모터와 16.4㎾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고속 전기차다. 일반적으로 고속 전기차는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차를 일컫는다. 레이EV의 최고 시속은 130㎞다. 한 번 충전해 139㎞를 갈 수 있다.

 내부 편의 장치 중 전기차용 충전소 안내 내비게이션(AVN 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배터리의 현재 충전 상태를 표시하고 에어컨·히터 등을 틀 때 소모되는 전력량을 보여줬다. 인근 충전소와의 거리나 목적지 주변에 몇 개의 충전소가 있는지를 표시해 운전자의 배터리 걱정을 덜게 했다. 아무래도 민간에 전기차를 판매하기 위해선 전기차 충전소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게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1차적으로 정부와 공공기관 위주로 전기차용 충전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의 이기상 환경차 시스템개발실장은 “방송의 발전차처럼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차량 한 대를 개발했다. 경인 지역의 경우 도로에서 차가 섰을 때 가서 충전을 도울 예정이나 전국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구입을 촉진할 목적으로 지식경제부가 최근 세제지원 예시를 마련했다. 전기차에 대한 세제 지원은 항목별로 상한액이 존재한다. 개별소비세의 경우 200만원, 교육세는 60만원, 취득세는 140만원으로 감면액 상한선이 각각 존재하며 공채 매입은 10%의 할인율(20만원)이 적용된다.

 현재까지는 르노삼성의 SM3 ZE와 기아차의 레이EV 등 전기차 2종이 세제 지원 대상이다. SM3 ZE와 레이EV 등 두 차종의 조달청 등록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각각 6000만원과 45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할 경우 SM3 ZE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취득세를 모두 합해 총 420만원의 세제 혜택을 받고, 레이EV는 41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 정도로는 민간으로부터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끌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세제 지원 혜택을 보더라도 차값 자체가 워낙 고가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에 전기차를 납품할 때 자동차 회사가 받는 1720만~1940만원의 국고보조금이 필수인데, 아직 보조금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선진 각국에서는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제도가 마련돼있다. 2009년부터 전기차 보급이 시작된 일본의 경우 미쓰비시 아이미브를 구입할 때 차주는 중앙정부로부터 114만 엔을, 지자체로부터 57만 엔을 각각 지원받고 면세 혜택까지 보면서 총 177만 엔(약 26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2009년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7500달러(870만원)의 보조금과 최대 5000달러(580만원)의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

 국내에서 민간이 전기차를 운행할 때의 유인책은 기름값을 대폭 아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아차 레이EV의 경우 심야 전기요금 기준으로 한 번 완전 충전하는 데 860원 정도 든다. 한 달 2000㎞를 운행할 경우 유지비용은 1만2400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정도 운행에 월 평균 20만~30만원 들어가던 유류비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가 확충되고, 민간 보급에 따른 정부 보조금이 정해지면 일본의 닛산 리프와 미쓰비시 아이미브 등이 한국 진출을 서두를 전망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평소에는 휘발유를 태워 힘을 얻다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나 언덕길을 내려갈 때 충전을 하고 가속을 할 경우나 저속으로 움직일 때 전기모터의 힘을 빌린다. 이에 비해 전기차는 전적으로 충전된 전기에 의존한다. GM의 볼트처럼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카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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