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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스마트폰 시대 10년 전 예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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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소프트웨어(SW) 개발자와 엔지니어, 마케팅 담당자가 한자리에서 일하면서 조직이 순발력을 갖추게 됐다.”

 BMW의 스마트카 부문장인 에커하트 슈타인마이어(사진) 박사는 “스마트폰 시대를 내다보고 10년 전부터 ‘커넥티드 드라이브’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30일 독일 뮌헨의 BMW 본사에서 만난 그는 100명 규모의 스마트카 개발팀을 이끌고 있다.

 -SW와 하드웨어(HW) 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자동차는 모델 하나 구상해서 실제 제조가 이뤄지기까지 평균 7년이 걸린다. 반면에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은 7개월도 안 걸린다. 업무 방식이 다른 만큼 소통에 힘쓰고 있다. 현재 구상 중인 SW가 3~4년 이후 완성될 차에 적절할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

 -협업을 하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순발력과 개방성을 갖춘 조직이 됐다. 아이디어에 대한 적응력이 매우 빨라졌다.”

 -정보기술(IT) 관련 회사를 사들이기도 하나.

 “인수합병은 미국식이다. 우리는 자체 연구를 한다. 기술 연구를 위한 자회사 ‘BMW car IT’가 있고, 차량용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BMW 앱 센터’도 뮌헨·실리콘밸리·상하이 등 세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자체 앱 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자동차 업계 최초다.”

 스마트카 ‘M3’에 동승한 그는 직접 시연에 나섰다. 그가 운전대 앞 모니터의 ‘엔터테인먼트’ 메뉴에서 ‘스키’를 택하자 현재 위치인 뮌헨을 중심으로 근처의 스키장들이 검색됐다. 웹캠을 통해 스키장 상태와 강설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한두 번 화면을 터치하자 독일의 주가지수와 증시 그래프가 펼쳐졌다. 주요 뉴스는 음성으로 읽어준다. 슈타인마이어 박사는 “출근길에 20~30분 운전하는 동안 그날의 시사·날씨·증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나 약국·주차장 같은 시설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주변 관광 명소에 대한 설명과 역사적 배경도 알 수 있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IT 회사들이 스마트카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데 .

 “자동차 전문회사로서의 강점을 살리겠다.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든 기술의 핵심은 결국 인간의 습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30여 분간의 시운전을 마치고 차에서 내릴 때였다. 슈타인마이어 박사가 자동차 열쇠를 차 안에 둔 채로 문을 잠그고 내렸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마이 리모트 앱’을 클릭했다. 콜 센터와 즉시 연결이 됐고 잠시 기다리자 운전석의 잠금장치가 자동으로 해제됐다.

◆특별취재팀 서울=김창우·박태희·정선언, 캐리(미국)=박현영, 텔아비브·하이파(이스라엘)=이수기, 뮌헨(독일)·니스(프랑스)=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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