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년 사상 최대 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현대자동차그룹이 2012년에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기로 했다. 특히 투자의 대부분을 국내에 쏟아부어 경기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채용 규모 역시 올해보다 더 늘릴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14조1000억원의 투자를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투자금액보다 15.6%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당초 계획보다 1000억원 늘어난 12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데는 올해엔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내년엔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정몽구(73) 회장의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

 실제 올해는 현대차그룹에 최고의 한 해로 기억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는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368만38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4% 늘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참에 정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과감한 투자·고용이란 ‘정공법’으로 돌파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로 내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제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와중에 동일본 대지진 충격에서 벗어난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거센 반격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에 비중을 뒀다. 14조1000억원 가운데 연구개발(R&D) 부문에 5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R&D에 쓴 4조6000억원보다 10.9% 늘어난 금액이다. 5조1000억원 중 90%에 해당하는 4조6000억원을 하이브리드차, 양산형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미래차와 고효율 신차 개발에 투입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예년과 달라진 점은 해외보다는 국내 투자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국내에 투자를 늘려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국내 부문 투자액은 11조6000억원으로, 전체 투자의 82%에 달한다. 이는 올해 국내에 투자된 9조1000억원보다 27.5% 증가한 것이다. 이에 반해 내년 해외 투자 목표액(2조5000억원)은 올해보다 19.4% 줄었다. 고용 또한 늘어난다. 내년에는 신규 채용 6500명과 대학생 인턴 1000명 등 총 7500명을 고용키로 했다. 이는 올해보다 100명 더 늘어난 것이다. 고졸과 전문대졸 출신의 생산직 직원 2200여 명을 채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