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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 나는 작가의 자그마한 일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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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란 세상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미처 못본, 혹은 느끼기만 할 뿐 감히 표현할 엄두를 못냈던 모든 것들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렇게 만든 또 하나의 세상을 엿볼 수 있는 책 〈마음의 풍경〉이 나왔다.

여기에는 이해인.정채봉.정호승.박완서.안도현.강은교.오정희.임의진.김용택.곽재구.장석남.김훈.권정생 등 열여덟명이 제각각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은 글이 한데 엮여 있다.

암투병을 하면서 겪는 특별한 감회를 적은 동화작가 정채봉씨의 〈눈을 감고 보는 길〉처럼 남다른 삶의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 나 자신, 혹은 내 주위에서 누구나 겪는 일을 감칠맛나는 언어로 들려준다.

불면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잠자리에 누워 뒤척여본 경험은 있다. 잠에 빠지고 싶은 욕망이 강할수록 점점 잠은 더 달아나게 마련이다.

소설가 박완서씨는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에서 이렇게 잠에 집착하는 자신의 얘기를 해준다.

8차선 대로변에서 산골짝으로 옮긴 후에도 여전히 무엇엔가 잠을 설치고 나서는 소음이 아닌 정적을 듣고 있었음을 깨달았다는 얘기는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을 전해주기도 한다.

안도현 시인의 〈내 작업실, 구이구산〉에서는 바쁜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가져봤음직한 소망인 전화로부터의 해방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외로워할 틈을 주지 않고 오히려 지치게 만드는 전화에 딴지를 걸며 작업실을 구하러 나선 안시인의 〈탈출의 꿈〉은 도시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세상뿐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세상까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작지만 따스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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