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로 자기에게 맞는 초고속 인터넷망 살펴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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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멀티미디어 시대를 실감한다. 단순한 글자만으로 정보를 전달하던 과거와 달리 거의 모든 홈페이지가 화려한 그림으로 단장했다. 이런 덩치 큰 홈페이지를 보기 위해서 초고속 인터넷의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고, 크고 작은 회사들이 저마다 다른 기술로 여러 가지 상품을 내놓고 치열한 선전을 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증권 등 인터넷이 생활에 널리 활용되면서 많은 컴퓨터 이용자가 인터넷 접속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아직까지는 모뎀을 이용해 PC 통신이나 인터넷 같은 온라인 세계를 드나든다. 하지만 그림과 동영상으로 꾸며진 인터넷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에 모뎀은 굼벵이 같다. 더군다나 게임방이라는 고속 인터넷 환경을 겪은 사람이라면 모뎀의 느린 속도를 감당하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요즘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말을 내건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저마다 빠르게 인터넷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속도나 환경, 지역에 따라 제각기 다른 특징과 성능을 갖는다. 따라서 광고에서 보이는 상품 이름만 보고 선뜻 골라서 무작정 초고속 인터넷을 쓰겠다고 나선다면 금방 실망하기 십상이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주거 형태까지 꼼꼼히 따져 보고, 인터넷을 쓰는 습관을 잘 살핀 뒤 초고속 인터넷 상품을 안다면 더욱 값진 인터넷 여행을 즐길 수 있다.

ADSL, B&A, BWLL에서 위성인터넷까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이미 쓰고 있는 전화선을 이용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전기선이나 인공위성을 이용한 것까지 여러 가지다. 저마다 ''우리가 서비스하는 것이 최고''라고 광고를 하지만 가입하려는 사람들은 어느 것이 더 좋은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여러 가지 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운데에서 요즘 눈길이 쏠리는 것은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의 ADSL(Asymmetric Digital Subscriber Line. )이다. ADSL은 이미 있는 전화선으로 인터넷 망에 바로 연결해 쓰는 것이다. 즉 이미 목소리를 주고받던 전화선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들여와서 데이터 통신과 동영상을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다. 전화를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시설을 갖출 필요 없이 랜카드 하나만 준비하면 되며 속도는 8Mbps까지 낼 수 있다.

B&A(Building and Apartment)는 아파트나 빌딩, 오피스텔 같은 대형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가입해 쓸 수 있는 고속 인터넷망이다. 건물의 전화선 단자에 바로 인터넷 전용선을 연결해 쓴다.

두루넷, 하나로통신과 드림라인이 서비스하고 있는 케이블모뎀은 케이블 TV와 함께 신청해야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속도가 10Mbps까지 나온다고 광고하지만 한 회선에 가입자 수가 늘어날수록 속도가 떨어진다.

이밖에도 한국통신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망도 서비스한다. 파일 올리기는 전화망을 이용하고 전송하는 데이터가 많은 내려받기는 위성을 이용한다. 위성을 이용한 방식이기는 하나 형태가 조금 다른 BWLL(Broadbend Wireless Local Loop. 광대역 무선 인터넷 망)은 기지국과 가입자 사이의 무선과 유선을 복합한 시스템을 이용한다.

고속 인터넷 어디서나 쓸 수 있나?

고속 인터넷망을 신청하려고 업체에 전화했더니 쓸 수 없다고 한다면…. 아마 무작정 고속인터넷을 쓰겠다고 업체에 전화를 건 사람이라면 자기 집에서는 그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말에 당황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고속 인터넷망은 업체마다 서비스하는 지역이 달라 먼저 그 업체의 상품을 자기가 사는 곳에서 쓸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아파트, 단독주택 또는 오피스텔처럼 주거형태에 따라서 서비스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의 ADSL은 전화국에서 자기 집이 5km 안에 있다면 서비스 받을 수 있다. ADSL은 구리선을 쓰기 때문에 전화국에서 자기 집까지 거리가 3.5km보다 짧아야 제 속도가 나온다. 만약 거리가 멀면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5km가 넘으면 쓸 수 없다. 또 낡은 전화선을 쓰고 있는 집도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하나로통신의 ADSL은 한국통신처럼 전화선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전화기지국까지 광케이블을 설치한 다음 광케이블에서 각 가정까지는 한국통신의 전화선을 빌려서 서비스하고 있다. 따라서 단독주택은 서비스하지 않고, 케이블 모뎀만 서비스하고 있다.

케이블 모뎀은 케이블 TV와 함께 신청을 해야 하는데 지역 케이블 TV와 계약한 업체의 인터넷망을 서비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상품보다 지역 제한이 크다. 하지만 내려받기와 올려받기가 똑같은 속도를 내기 때문에 용량이 큰 데이터를 자주 올리는 사람에게 더욱 알맞다.

위성 인터넷과 BWLL은 산간 벽지에서도 빠른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광고를 유심히 살펴보면 인터넷망 정보를 가득 담고 있어 자기에게 맞는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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