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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멀리 찾아주셔서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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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조문한 뒤 상주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조의를 표시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일 조문차 26일 방북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89) 여사와 현대그룹 현정은(56) 회장이 1박2일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귀환했다. 양측 18명의 조문단은 우리 국민으론 처음 김정은과 직접 대면했다. 김정은은 “멀리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한다. 조문 때를 제외하곤 별도의 만남은 없었다. 현 회장은 “애도 표명만 했지 별도의 얘기는 없었고, 따로 만난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문단은 오전 11시 평양을 떠나기 전,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했다. 김 위원장은 공식 직함상 북한의 최고 수반이다. 이 여사는 면담에서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이 계속 잘 이행되길 바라며 저희 방문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해 두 선언의 정신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음을 내비쳤다.

 오후 3시와 3시30분에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온 현 회장과 이 여사 측은 각각 기자들 앞에 섰다. 이 여사는 방북할 때와 달리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이 여사가 고령인 점을 감안해 김대중평화센터 윤철구 사무총장이 대신 답했다.

 -김정은 조문 시 별도의 언급은 없었나? 면담은?

 ▶현 회장=그냥 애도 표명만 했고 별도 이야기는 없었다.

 ▶윤 사무총장=많은 인파가 있어 면담은 있을 수 없었다. 약 40~50분 이상 기다렸다가 10분 정도 면담할 수 있었다. 이 여사는 위로의 말씀을 했고, 김정은 부위원장은 멀리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김정은의 인상은?

 ▶현 회장=매스컴에서 보던 그대로다.

 -대북 사업과 관련해선 어떤 얘기 있었나.

 ▶현 회장=이번엔 조문 목적이었다. 김영남도 일반적 인사 이야기만 했다. 떠날 때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배웅을 나왔다.

 -식사 자리가 여러 번 있었는데 누구와 식사를 했나?

 ▶윤 사무총장=순수한 조문 방북이다. 전날 오찬과 만찬, 오늘 조찬까지 현대와 따로 했고 북측의 인사들은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 여사가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 이행을 언급했다는데, 김영남의 대답은 뭐였나.

 ▶윤 사무총장=김영남도 6·15와 10·4 둘 다 강조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에) 노무현 대통령까지 포함해 세 분이 한 일이 잘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이 여사와 삼남 홍걸씨, 현 회장과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은 시내 한 음식점에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을 만나 방북 내용을 설명했다. 이 자리엔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참석했다.

권호 기자, 도라산=허진 기자

조문단이 전하는 북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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