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출장갔다 오는날 日 대지진" 카페 글쓴이는 '야구여신' 김석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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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석류 미니홈피]

한때 `야구여신`으로 불릴 만큼 스포츠 팬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린 김석류 전 아나운서가 오랜만에 근황을 전했다.

김석류는 23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남편인 김태균(한화 이글스)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나에게는 가장 따뜻했던 일 년"이라고 적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이들 부부 옆에는 투수 류현진도 함께 앉아 있었다.

김석류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그가 과거 한 국내 육아카페에 남긴 글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 초 임신 사실을 알린 김석류는 10월 딸을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임신 중이던 김석류는 `일본 대지진을 겪은 우리 아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임신 11주 예비맘 첫 인사 드려요"라며 인사한 뒤 "남편 직장 때문에 일본 도쿄에 살고 있는 저는 이번 학기 대학원 입학을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었죠. 그런데 결혼 2달 만에 덜컥 임신이 되었습니다"라며 글을 적어 내려갔다.

김석류가 한 육아 카페에 남긴 글

이어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지진이 났던 날은 남편이 출장 갔다가 9일 만에 집에 오는 날이었습니다(중략). 남편이 좋아하는 전복 삼계탕을 끓이고 있는데 두둥…평생 잊지 못할 지진이 왔다"고 했다.

또 "전화기를 집어 들고 남편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여보 무서워. 사랑해.`", "그날 밤 오기로 했던 남편은 신칸센이 끊겨서 집에 올 수 없었다. `어서 비행기 끊어서 집에 가라`는 남편에게 `죽어도 같이 죽겠다`며 얼굴은 보고 갈 거라고 울었다" 등의 내용을 썼다.

당시 김태균은 일본에 남겠다던 김석류에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류는 "울 남편, 가장 말을 똥으로 듣는다고 진심으로 깽판 치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대요. 지르던 말던 상관 안하고 새벽에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라고 썼다.

결국 김석류는 방사선 유출 소식에 태아를 생각해 한국에 먼저 왔다고 한다. 그는 "초음파로 보이는 우리 아이가 그 사이에 많이 자랐더라"며 아기 초음파 동영상을 함께 올렸다.

당시엔 이 글이 김석류가 쓴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일부 스포츠 팬들의 추적으로 김석류가 쓴 것임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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