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나홀로 깜짝 급식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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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가 성탄을 이틀 앞둔 23일 점심 깜짝 급식봉사에 땀방울을 흘렸다. 일정에도 없던 급식봉사에 홀로 나서 식사, 설거지까지 마치고 노숙자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도 나눴다.

김 지사가 찾은 곳은 수원시 수원청년회의소 지하층에 마련된 ‘사랑의 집’이다. 김 지사는 자원봉사자 20여명과 노숙자 등 150인분 점심식사를 배식하고 함께 식사를 한 뒤 서세택 사랑의집 관장의 만류에도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서 관장은 “자율적으로 돈을 내고 식사를 하는데, 돈 통에 백원을 넣고 오백원을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고 허허 웃었다. 이에 김 지사는 “서 관장님의 아량으로 그 사람은 밖에서 절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서 관장은 또 “얼마전 경기도에서 수원역에 노숙자 쉼터를 만들었고 무료급식도 한다는 걸 다들 알고 있어서 그런지 많은 노숙자들이 느끼는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지사는 “오늘 서 관장님이 급식하신 150명 가운데서 한 명이라도 다시 일어선다면 그걸로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사랑의 집 구석구석을 살피며 “20년째 365일 급식봉사를 하고 계신데,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저희들이 해야 할 일인데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사랑의 집은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팀을 나눠, 365일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봉사를 20년째 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공식일정 사이의 시간을 쪼개 수원역에 마련된 경기도민원실과 노숙쉼터 등을 돌아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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