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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노숙자 자매, 또 구치소에

미주중앙

입력

워싱턴 일원에서 노숙자 생활을 해온 한인 입양아 쌍둥이 자매 민미경·미영양이 애난데일에서 체포돼 페어팩스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에 한인사회에서 이들 자매를 돕기 위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14일 페어팩스카운티 경찰국 메이슨 디스트릭트 경찰서의 건 리 서장은 두 자매를 지난 수개월간 보살펴 온 장두영 목사와 면담을 갖고 적극 도울 것을 약속했다. 리 서장은 이달 초 애난데일을 방황하던 두 자매가 무단침입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이날 장 목사는 그동안 자매들을 돌보며 겪은 일들을 비롯해 한국의 입양기관, 미국 관계자 등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을 서장에게 전달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리 서장은 “자매가 미국 시민권자인데다 한국어가 서툴고, 한국에 있는 부친이 이들을 책임질 만한 처지가 아니라 한국으로 보내는 것도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며 “일단은 구치소에서 나온 후 자매가 갈 곳을 마련하고, 이들을 전문적으로 도와줄 기관을 연결해 줄 수 있도록 힘써보자”고 말했다.
 
장 목사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메릴랜드, 버지니아 지역에서 아이들을 도와준 한인들이 많지만 자매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 한곳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강제로라도 정신 감정을 실시하고, 필요시 치료를 받도록 해주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리 서장은 페어팩스 구치소 및 우드번 정신건강센터 등 관계자들과 직접 통화한 후, 이미 만 30세로 성인인 자매가 “우리는 정상”이라고 버티고 있어 강제로 치료를 받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스스로 자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남을 해치겠다고 위협하는 등 극도의 정신적 위험성을 보이기 전에는 정신 감정을 실시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말이다.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송주섭(랜돌프·휄로십 데이케어센터 한국인 담당관)씨도 자매를 돕기 위해 장 목사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사회복지사로 한인복지센터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송 담당관은 조만간 장 목사와 함께 구치소를 방문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1981년생인 자매는 여섯살 때인 1987년께 메릴랜드의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를 졸업한 후 독립, 네바다주에서 살다 여러가지 문제로 정신적 상처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부터 메릴랜드로 다시 돌아와 노숙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그동안 한인 개인과 단체, 교회 등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었다. 영어는 잘 하지만 횡설수설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정상적인 대화는 거의 힘든 상태다.
 
유승림 기자 ysl1120@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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